‘손끝 전승’에서 ‘문헌 전승’으로…김은영 매듭장, ‘매듭만들기’ 발간
OSEN 기자
발행 2009.05.23 10: 16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13호인 김은영 매듭장의 ‘전통 매듭의 비결’이 공개된다. ‘아름다운 우리 전통-매듭만들기’라는 책이 발간 돼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쉽게 전통 매듭과 접할 수 있게 됐다. 김은영 선생은 전통 매듭의 대중화를 위해 이 책을 썼다. 매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컬러사진과 이해를 돕는 삽화, 그리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매듭의 역사와 쓰임새는 물론, 35가지에 이르는 매듭의 종류를 골고루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듭을 응용한 장신구와 생활소품 도안까지 포함돼 전통 매듭을 실생활에 접목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전통 매듭이 생활 소품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전통 계승의 사명도 엿보인다. 우리나라 매듭은 문헌상의 기록이나 유물보다는 사람들의 손을 통해 긴 세월을 전승되어 왔다. 김은영 선생의 이번 책은 ‘손끝 전승’이 ‘문헌 전승’으로 정리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매듭만들기’에서 매듭과 끈목, 술은 실생활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용도가 다양했다고 적고 있다. 조선시대 말기에는 서울의 시구문(지금의 왕십리) 근처가 매듭을 생업으로 하는 집들로 한 마을을 이룰 정도였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매듭의 쓰임새’를 살펴보면 대청마루를 사이에 둔 안방이나 건넌방의 대나무 발은 한여름의 필수품이었는데, 이 대나무 발에는 매듭과 술로 이루어진 발걸이 매듭이 있어 그 길이를 조정해 주었다. 한겨울에 쓰던 방장(房帳)도 매듭 방장걸이가 없으면 사용하지 못했고, 옷을 걸어두던 횟대와 장롱 열쇠에도 매듭과 술이 달려 있었다. 특히 매듭 장식이 많이 쓰였던 것은 부처님을 법당에서 모시고 나오는 연(輦)과 결혼식 때 신부가 타던 가마, 왕이 타던 가마이다. 조선시대의 남자나 여자 장신구에도 매듭이 많이 사용되었다. 남자용 도포끈과 술은 외출용 의상인 도포의 모양을 잡히게 해주었으며, 지금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호패도 술과 끈목이 있어야 허리끈에 달 수 있었다. 또 벼슬을 한 사람만이 달 수 있었던 부채의 선추(扇錘) 매듭, 주머니 끈술, 안경집 끈목, 붓을 넣던 주머니, 담배쌈지 등 매듭과 술의 용도는 무궁무진했다. 여자용 매듭에는 노리개, 귀걸이술, 주머니 매듭, 조바위, 남바위에 장식했던 잔술, 아얌의 술장식, 허리끈, 향을 넣던 향낭, 결혼을 앞둔 처녀들이 준비하던 수저집 매듭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악기에는 장식으로 유소(流蘇)를 달았고 금관조복에는 딸기술이나 후수(後綬) 같은 것들을 달았다. 또한 저자는 매듭에서 독특한 조형미도 찾고 있다. “38 종류의 각기 다른 모양의 매듭들은 일정한 길이의 끈목을 반으로 접어 시작하며 다 맺어놓으면 좌우가 똑같고 앞뒤가 같은 균형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떤 매듭이라도 중심에서 시작하여 중심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 두 손을 사용하여 두 가닥의 끈목을 순서대로 엮어서 송곳을 사용하여 조이며, 질서 있게 조이지 않으면 모양이 바로 잡히지 않으므로 질서미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인 김은영 매듭장은 경기여자 중․ 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생활미술과를 졸업하고 중요무형문화재 22호 한국매듭장 김희진에게 사사받았다. 매듭전수교육을 이수한 뒤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공예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매듭장으로 지정되었다. 국전, 인간문화재공예전, 전승공예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해외 초대전에 참여했다. 한국매듭연구회 부회장과 녹미회 회장, 서울시 무형문화재 보존회 이사장,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과 서울산업대학 조형대학 겸임교수, 전통공예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전승공예대전과 청주공예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현재 한국민속박물관회 부회장과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성균관대학교 궁중복식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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