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의 김호(65) 감독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대전의 성적이 기대 이하인 탓이다. 대전은 정규리그와 컵대회 그리고 FA컵을 포함해 14경기에서 4승에 그쳤다. 그나마 정규리그에서는 단 1승을 챙겼을 뿐이고 순위는 14위로 추락했다. 지난 2006년 놀라운 연승 행진을 거듭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저력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모습이다. 성적의 하락으로 관중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대전에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 주축 선수의 이탈, "(고)종수도 없고...(김)길식이도 없고..." 지난 1997년 마지막으로 우승한 뒤 전력이 약해졌던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김응룡 당시 감독(현 삼성 라이온스 사장)이 남겼던 한 마디가 있다. 바로 CF로 유명세를 탔던 "동렬이도 없고...종범이도 없고...'가 그 것. 모기업의 어려운 사정 속에서 주축 선수를 내보낼 수 밖에 없었던 심정이 녹아있다. 최근 김호 감독의 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애제자인 고종수가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했고 기대를 모았던 김길식은 계약 문제로 떠났기 때문이다. 김호 감독이야말로 "(고)종수도 없고...(김)길식이도 없고..."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 중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던 치치가 최근 향수병을 토로하면서 브라질로 돌아갔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전력에 한숨을 토로하던 김호 감독으로서는 아픈 상처에 소금이 들어간 격이다. 시민구단인 대전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 허술한 조직력, "전술 훈련이 필요해" 그러나 이런 상황일수록 김호 감독의 지도력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스타 감독의 처우를 잊지 않고 있는 대전이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올 시즌 대전은 김호 감독의 요청에 따라 100만 달러가 넘는 이적료를 외국인 선수 영입에 투자했다. 이런 사실은 김호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김호 감독이 후반기 들어서는 다른 성적이 나올 것이라 약속하는 이유다. 김호 감독은 오는 30일 바스코다가마와 친선 경기를 끝으로 돌입하는 3주 가량의 휴식기에 주목하고 있다. 허술한 조직력을 채울 수 있는 전술 훈련에 들어갈 생각이다. 더불어 선수단의 변화도 기대하고 있다. 치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형 스트라이커 혹은 섀도 스트라이커의 영입이다. 김호 감독은 "조직력을 다지고 득점력을 해결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하면 달라질 것이다. 후반기에는 바닥에서 탈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