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들어서면 얼굴에 울긋불긋 ‘여드름 꽃’이 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성인으로서의 통과 의례로 자연스런 것이지만 자칫 백옥 같던 피부에 흉터나 자국이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왜 여드름은 유독 사춘기 때 많이 발생할까? 인간의 피부에는 300만개 이상의 피지선이 있다. 피지선은 피부에 피지를 공급해 표면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여드름은 피지선 안에 피부지방이 과잉 축적되어 생기는 것으로 피지선의 활동이 왕성해져 피지분비가 양적으로 많아지거나 밖으로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생긴다. 즉 사춘기에는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지는데 이것이 피지선의 활동을 자극해 여드름이 쉽게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사람에 따라 체질적인 차이가 있어 피지선의 반응 정도는 제각각 다르다. 지성 피부를 타고난 사람은 건조한 피부타입에 비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여 얼굴에 기름기가 많아지고 모공이 넓어져 여드름이 발생한다. 그리고 여드름이 쉽게 나는 피부타입은 유전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부모가 사춘기 때 여드름이 생기지 않았다고 하여 유전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도 그 요인을 물려받을 수 있다. 한편, 유전이라고 해서 가족 모두에게 똑같이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여드름은 피지가 모공을 통해 모두 빠져나가지 못하고 모낭과 피지선에 축적되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한 가족일지라도 여드름 발생이 다를 수 있다. 지나친 스트레스도 피지 분비를 더욱 촉진한다. 공부에 시달리는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시험 준비로 밤을 새우게 되면 머리카락에 기름기가 많아지고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춘기 여드름은 너무 흔해서 또는 성장과정에서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기며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잘못 관리하게 되면, 사춘기의 여드름이 흉터로 남아 외모 콤플렉스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치료하는 데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고운 피부를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 상담하여 전문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백용관 강북이지함피부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