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영화 홍보, 총성 없는 전쟁 -①
OSEN 기자
발행 2009.05.26 07: 33

극장가에서는 한 해의 가장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시기는 여름이다. 초 중 고부터 대학생까지 여름방학을 맞아 거리로 나온 학생들과 그들과 함께 손잡고 나오는 연인들 부모님들 가족단위 관객까지 끌어 모으기 위한 홍보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하나의 영화를 띄우기 위해서 하나의 영화를 살리기 위해서 불철주야 뛰고 있는 홍보맨을 만났다. 영화 ‘아이언맨’ ‘스타트렉: 더 비기닝’ ‘추격자’ ‘7급 공무원’ ‘거북이 달린다’ 등의 홍보를 맡았던 퍼스트룩의 이윤정 대표를 만나 영화 홍보의 세계를 들여다 봤다.
○ 영화 홍보, 이것부터 파악하라
영화의 강점이 무엇인지부터 파악을 해야 한다. 기회 요소는 무엇이고 위기 요소는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데, 그것을 ‘SWOT[강점(Strengths), 약점(Weaknesse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분석’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홍보의 전체적인 틀이 나온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배우와 감독과 내용과 소재를 파악하고 사회적 이슈와 연결이 가능한지 아닌지 파악한다. 어떤 시장의 상황에서 어떤 영화랑 붙는지, 그 시장이 비수기인지 성수기인지, 한국영화가 많은지 외화랑 붙는지, 배우의 인지도나 호감도의 정도, 감독은 어떤지 등등을 파악해서 전체적인 홍보의 기준을 잡고 기회 요소를 부각해서 영화의 셀링 포인트를 잡고 위기 요소는 최소화시킨다.
○ 한국영화 홍보
외화보다 한국영화끼리 붙는 게 더 경쟁이 치열하다. 예전에는 한국영화를 우선적으로 보는 관객들이 많을 때가 있었지만 이제 영화를 골라서 본다.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한국 영화를 특별히 선호하는 분위기가 아니고 완성도 측면에서 꼼꼼히 따져서 보기 때문에 한국 영화 안에서 싸움이 치열하다. 한국영화끼리 붙을 때는, 감독의 지명도가 어느 쪽이 더 센지, 배우들의 지명도가 어느 쪽이 더 센지, 그런 등등의 남모르는 기 싸움이 있다. 또 배우들도 연기력이 훌륭한 배우와 스타성이나 대중성이 좋은 배우와의 대결 등도 매우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그 안에서 배우들의 기 싸움을 조율하고 좋은 장점을 부각하며 영화를 홍보한다. 특히나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의 경우 그 미묘한 기 싸움은 더 치열하다.
○ 외화 홍보
외화를 홍보할 때 한국영화에 비해서 어려운 점은 (방한하지 않을 경우)배우와 감독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이들이 낯선 배우일 경우에 대중들한테 즉각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들이 적은 게 사실이다. 또한 포스터의 경우에도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포스터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큰 영화는 외국에서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어서 그 쪽에서 아시아버전, 한국버전의 포스터를 디자인해서 정해서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우리나라 정서와 미묘하게 다른 경우에는 홍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 예고편 같은 경우에도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장면을 넣지 못하고 정해진 ‘한국 버전’이 그냥 전달될 때가 있는데 그때도 홍보의 한계가 있다. 큰 영화일수록 가이드가 복잡하다. 또 까다롭기 때문에 하다못해 스틸도 함부로 내보낼 수가 없다.
영화 홍보를 위한 해외 스타 방한의 경우,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이 굉장히 커져서 이제 감독이나 배우의 방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이 방한해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고 또 방한 이후에도 매우 좋은 느낌을 받고 돌아간다. 배우들의 방한 이외에는 한국관객의 정서와 사회적 분위기와 외화의 교집합을 찾으려고 많이 애를 쓴다.
○ 성수기 vs. 비수기
비수기 시장이면 파이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파이를 가져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압도적으로 가져가려면 대부분의 타깃을 끌고 가야 한다. 시험기간인지 아닌지 등의 시기마다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치열하게 진행한다. 여름방학 같은 성수기일 경우, 파이가 커지고 그 커지는 상황에서 ‘나눠먹기’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만의 전략으로 많은 관객층을 확보해야 하는 고민을 한다.
비슷한 장르가 겹치면 우리만의 타깃을 잡는 게 중요한데 경쟁작들 사이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때는 단순히 한 아이템을 팔아서는 안 되고 ‘1+1’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서 새로운 틈새를 공략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시장이 성수기라서 파이가 커져서 관객들이 골라 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영화가 좀더 튀고 좀더 많이 보여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기를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영화를 좋아하니까 영화를 보는 코어 타깃 외에, 관객들이 호기심을 갖고 새롭게 와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다. 다양한 아이템으로 주도 면밀하게 아이템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노출에 있어서도 단순하고 뻔한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툴을 개발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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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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