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외국인 좌타자 페타지니(38)는 올 시즌 최고 용병 타자로 손색이 없다. 가공할 타력으로 공포의 4번 타자로 LG 공격을 이끌고 있다. 25일 현재 타율 4할 2푼으로 타격 1위를 마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출루율(0.549), 장타율(0.732) 등 부문도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점(39개)은 2위, 홈런(12개)은 3위에 각각 랭크돼 있다. 이처럼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하고 있다. 페타지니는 특히 선구안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장타력은 일본시절 홈런왕에 오를 때보다 떨어졌지만 선구안 만큼은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에 한국무대를 밟은 후 몸쪽 공에 약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 시즌은 몸쪽은 물론 바깥쪽 모두 약점 없이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일본 무대에서도 출루율이 한 번도 4할대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선구안 만큼은 최고이다. 투수들은 정면대결을 피한 채 유인구로 승부하고 있지만 페타지니의 방망이는 좀체 딸려나오지 않는다. 그결과 사사구는 45개로 단연 최고로 많고 삼진은 홈런타자 답지 않게 25개로 공동 26위에 머물 정도로 적은 수치다. ‘뛰어난 선구안’이 페타지니를 최고 용병으로 인정하는 첫 번째 항목이다.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페타지니 덕분에 LG 타선의 다른 타자들은 수월하게 공격에 나설 수 있다. 페타지니를 상대하며 진이 빠진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가 수월해지는 것이다. 이런 효과외에도 LG 타자들은 요즘 페타지니로부터 한 수 배우기에 바쁘다. 페타지니의 선구안 비법을 따라하기에 나선 것이다. 페타지니도 동료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페타지니는 올 일본 전지훈련 때에는 따로 시간을 내서 동료들을 모아놓고 ‘선구안 강의’를 가졌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동료 선수들은 페타지니의 선구안 비법을 전해들었고 시즌에 들어가서도 따라하기에 열중인 것이다. 페타지니의 선구안 비법은 타석에서 집중력을 갖고 임하고 자신이 원하는 공을 노린다는 것이다. 절대 욕심내지 않고 좋은 공을 가려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선구안도 맞히는 재주처럼 타고나야 하는 것이지만 페타지니를 보고 실력이 늘고 있는 LG 타자들이다. 올 시즌 현재 LG 팀사사구수는 231개로 단연 선두이다. 이 부문 2위인 SK 214개를 훨씬 앞서고 있다. LG 타선이 얼마나 선구안이 좋아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해 LG는 전체 사사구수가 423개로 전체 최하위였다. 올 시즌에는 LG가 그만큼 상대 투수를 곤란하게 하는 위협적인 타자들이 늘어난 데다 타자들의 선구안도 개선된 것을 설명한다. 이 정도면 ‘페타지니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뒤늦게 합류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좌타자 박용택은 “페타지니라는 훌륭한 용병이 나에게는 정말 큰 자극제가 된다”면서 “몇 년 후에는 나도 페타지니 같은 타자가 돼 날 보고 배우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이다. 페타지니가 실전 타석에서는 물론 덕아웃에서 동료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하며 ‘선구안 전도사’로서 활약하며 LG 타선을 강타선으로 면모시키고 있다. sun@osen.co.kr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페타지니를 반겨주고 있는 LG 동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