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가 돼야 선발을 생각하지". 두산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은 SK 김성근(67) 감독이 마운드 재편 구상에 한창이다. 그러나 베테랑 투수 김원형(37)의 컨디션 회복이 더뎌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 감독은 26일 "뒤가 완전하게 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고)효준이 최근 볼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채병룡이나 니코스키를 대신 그 자리에 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김원형의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SK는 지난 23일 문학 두산전에 앞서 윤길현과 니코스키를 1군으로 올리는 대신 채병룡과 가득염을 2군으로 내렸다. 윤길현은 SK가 지난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우승을 이끈 '벌떼' 불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지난해 12월초 오른 무릎 수술을 받은 후 재활과 2군 실전 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제 기량은 아니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23일에는 ⅔이닝 동안 안타없이 1탈삼진 1폭투 1사구로 무실점했다. 24일에는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으로 1실점했다. 이에 김 감독은 "이제 막 1군에 올라와서 던진 것 치고는 잘 던진 것 아닌가"라며 윤길현의 피칭에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차차 자신의 피칭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긴 하다"고 말해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렇듯 김 감독이 윤길현의 피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SK 마운드 재편의 중심을 잡기 위함이다. 김 감독은 뒤부터 정리해나가는 편이다. 마무리를 중심으로 중간 투수진, 선발진의 순서로 구상한다. 마무리의 경우는 정대현을 중심으로 이승호, 정우람, 채병룡 4명 중 붙박이를 정하지 않은 채 그날 컨디션에 따라 맡기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중 마무리로 나서지 않는 3명은 중간으로 등판한다. 선발은 '김광현-송은범-고효준-카도쿠라-전병두'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 고정돼 있는 상태. 5월 들어 고효준의 공이 썩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고효준이 볼넷을 허용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김 감독은 "채병룡이나 니코스키를 고효준 대신 선발로 내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병룡의 복귀는 6월이 돼야 하는 만큼 니코스키가 먼저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런 모든 변화가 자유롭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김원형이 빨리 올라와줘야 한다"면서 "중간과 뒤가 튼튼해야 선발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밑돌 빼서 윗돌 괴는'는 주먹구구식 재편은 힘들다는 논리다. 김원형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15⅓이닝을 소화하면서 2패에 4.11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겉으로는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 피안타율이 3할5푼9리에 이를 뿐 아니라 피안타 중 장타 비율이 높다. 작년 42경기(선발 4경기)에서 74⅓ 이닝 동안 12승 6패 2홀드 2세이브 방어율 3.15이라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김원형은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SK 마운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팀 내에서도 베테랑으로서 전체 선수들을 잘 도닥여야 하는 의무도 지니고 있다. 김 감독으로서는 여러 면에서 김원형의 부활을 고대하고 있는 셈이다. letmeout@osen.co.kr 김원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