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장원삼을 꾸준히 믿은 김시진 감독, 두 달 만에 결실을 맺고 나니 지난 일들이 모두 훈훈하게 다가왔다. 히어로즈 김시진(51) 감독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장원삼(26)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동안 부진했던 장원삼을 믿고 맡겨준 결과, 드디어 살아나고 있어 한 시름을 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장원삼은 시즌 개막 후 두 달 가까이 첫 승을 올리지 못하다가 지난 23일 광주 KIA전에서 마수걸이 첫 승을 거두었다. 그동안 3연패에 빠져 있었고, 평균자책점이 6점대(6.27)까지 치솟는 수모를 겪은 끝에 얻은 것이라 더욱 값졌다. 김 감독은 “장원삼이 WBC 참가를 위해 하와이에 소집되기 전, 충분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도록 했다.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 때 85구까지 던지게 한 것이다. WBC에서는 중간계투로 불펜에 대기하면서 많이 던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라며 지난 2월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김 감독은 뒤이어 “그런데 WBC 기간 동안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못해 근력을 단련하지 못했다. 그것이 시즌까지 이어졌고, 아직도 근력이 부족하다" 며 부진의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4월 한 달 동안 장원삼이 부진하자, 지난 4월 말에는 장원삼이 김 감독에게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장)원삼이한테 문자가 왔다. ‘죄송합니다. 잘했어야 되는데… 5월부터 좋아질 겁니다’ 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여태 부진했지” 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마침 장원삼이 연습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김 감독은 장원삼을 취재진 앞에 불러 세웠다. 첫 승 기념 연설을 해보라는 주문에 노코멘트로 일관하던 장원삼은 “2승하면 연설할께요” 라며 수줍은 듯 자리를 피했다. 투수진이 믿을 수 없는 부진에 빠져있는 히어로즈. 꾸준히 맡겨주는 김 감독을 위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믿음만이 최하위를 딛고 일어설 버팀목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