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탈꼴찌를 향한 히어로즈의 의지가 두산을 2위로 끌어내렸다. 히어로즈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8회 터진 덕 클락(33)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5-4로 승리, 두산의 4연승을 저지했다. 두산은 이날 KIA를 꺾은 SK에 승률에서 밀려 선두 자리를 내줬다. 선두에 뛰어오른 두산과 탈꼴찌에 사활을 걸고 있는 히어로즈의 경기는 순위에 관계없이 팽팽한 접전으로 이어졌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에서도 두산(김상현)이 히어로즈(김성현)에 앞선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두 투수는 의외의 접전을 펼쳤다. 최후에 웃은 쪽은 후반 집중력에서 앞선 히어로즈였다. 선취점은 히어로즈가 가져갔다. 2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송지만은 두산 선발 김상현의 슬라이더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바깥쪽에 꽉 찬 코스였으나 이를 잘 노려 친 송지만의 타구는 빠른 속도로 관중석까지 날아갔다. 1회 2사 1,2루와 2회 무사 1,2루의 기회를 놓친 두산은 5회가 되어서야 득점에 시동을 걸었다. 1사 후, 정수빈의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두산은 임재철의 좌전안타가 이어져 김성현을 끌어내렸다. 뒤이어 김현수가 바뀐 투수 강윤구에게 볼넷을 얻어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두산은 오재원의 우전안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계속된 1사 만루의 기회에서 최준석과 손시헌이 연속으로 삼진을 당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두산은 7회 공격에서 역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타 불발로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2사 후 김현수가 이숭용의 실책으로 1루를 밟은 뒤, 오재원과 최준석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손시헌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역전 일보직전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 는 속설처럼 히어로즈는 곧바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8회 공격에 나선 히어로즈는 김동수와 강정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의 기회에서 클락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2-1 역전에 성공했다. 히어로즈는 9회에도 무사 1,2루의 기회에서 송지만의 우중간 3루타로 2점을 추가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계속된 2사 3루의 기회에서도 강정호가 국내 데뷔 첫 등판에 나선 후안 세데뇨를 2루타로 두들겨 5-1까지 달아났다. 두산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3안타 2볼넷을 묶어 4-5까지 추격했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양 팀이 1-1로 맞서던 5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 구원등판, 연속 삼진으로 불을 끈 이보근은 2⅔이닝 무안타 2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 타선이 8회초 역전에 성공해 승리투수의 영광은 이보근에게 돌아갔다. 올시즌 첫 승. 히어로즈의 고졸 2년차 김성현은 올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에서 4.1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5회 1사 후 연속안타를 허용해 5이닝을 채우는 데는 실패했으나, 3안타 4볼넷을 허용하는 가운데서도 위기 관리능력을 발휘했다.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뒤, 두 번째 투수 강윤구가 내준 1점이 김성현의 자책점에 포함됐다. 한편, 김상현은 7이닝 1실점이라는 빼어난 투구를 펼쳤음에도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7회까지 3안타(1홈런) 무사사구 5삼진으로 히어로즈 타선을 잠재웠으나, 타선이 단 1득점에 그친 것에 울어야 했다. 양 팀이 1-1로 맞선 상태에서 내려온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잠실 히어로즈전 9이닝 1실점 완투패에 이어 또다시 악몽에 시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