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QS+' 김상현, 또다시 무승 '분루'
OSEN 기자
발행 2009.05.26 22: 26

"소금이라도 뿌려야 되는건가".
이다지도 운이 없을 수가 있을까. 투구 내용 면에서 두산 베어스의 1선발 감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상현(29)이 또다시 히어로즈 전서 분루를 삼키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김상현은 26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총 94개(스트라이크 58개, 볼 36개)의 공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3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5개) 1실점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으나 팀 타선의 침묵으로 인해 시즌 3승 달성에 실패했다. 김상현의 올 시즌 성적은 2승 2패 평균 자책점 3.60(26일 현재)이 되었다.
특히 그는 이날 프로 데뷔 후 통산 네 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동안 3실점 이하)의 쾌투를 선보였으나 또다시 승리를 잡지 못하는 지독한 불운을 겪었다. QS+는 6이닝 3실점을 기준으로 하는 퀄리티 스타트(QS)서 심화된 것으로 선발 투수의 기본 미덕을 넘어 확실한 승리 카드의 기준을 제시하는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김상현은 데뷔 후 총 4경기서 7이닝 동안 3실점 이하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음에도, 그것도 3경기를 히어로즈 전서 기록했으나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눈물을 삼켰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날 팀이 히어로즈에 4-5로 패하며 자신이 기록한 프로 통산 4번의 QS+가 모두 팀의 패전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이다.
김상현의 프로 데뷔 첫 QS+는 지난 2007년 7월 27일 사직 롯데 전이다. 당시 그는 직구-커브 조합으로 7이닝 동안 8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했으나 3-4로 패한 경기의 패전 투수로 기록되었다.
김상현의 두 번째 QS+ 경기는 2008년 9월 25일 잠실 히어로즈 전이었다. 슬라이더를 장착하며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된 김상현은 7이닝 동안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6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2개)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은 2-5로 패했다.
세 번째 QS+ 경기는 선수 개인에게 가장 뜻깊은 순간이 시즌 첫 패전으로 기록된 잔인한 날이었다. 지난 4월 16일 잠실서 또다시 히어로즈를 만난 김상현은 프로 데뷔 9시즌 만에 처음으로 완투(9이닝 6피안타 1실점)의 기쁨을 누렸으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시즌 첫 패배였다. 두산 타선은 이날 단 4개의 안타만을 기록하는 빈공 속에 0-1 영봉패 굴욕을 맛보았다.
그리고 2009년 5월 26일. 김상현은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바깥쪽 공을 노리고 밀어친 송지만(36)의 타구가 우월 솔로포(시즌 6호, 비거리 110m)가 되는 동시에 5회말 1사 만루 찬스서 오재원(24)의 우전 적시타로 단 1점을 뽑는 데 그친 '박복한' 타선 지원으로 인해 '노 디시전'의 아쉬움 속에 고창성(25)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 내용 면에서 한 달 여 전 완투패 경기 못지 않은 쾌투였기에 팬들은 더욱 미간을 찌푸려야 했다.
김상현의 4경기 QS+ 시 성적은 2패 평균 자책점 1.80으로 탁월했다. 당연히 좋은 기록 속에서 추출된 기록인 만큼 평균 자책점이 뛰어날 수 밖에 없으나 김상현이 마운드에 서 있을 때 두산은 경기 당 1.2점을 올리는 데 그치는 'FC 두산'이 되었다.
이날 김상현의 투구를 지켜보던 두산의 한 구단 관계자는 "왜 (김)상현이만 마운드에 오르면 타선이 안 터지는 지 모르겠다. 마운드나 타석에 소금이라도 뿌려야 하는 건가"라며 장탄식을 뱉었다. 팬들은 공수 교대 때마다 야수들을 적극 독려하는 김상현이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 투구 내용과 함께 값진 승리로 보상받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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