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에 함께 출연한 최철호와 정수영은 주인공 못지 않은 코믹 감초 연기로 주목받았다. 동시에 각각 KBS 2TV ‘천추태후’, SBS ‘시티홀’에 출연해 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에서 냉혈한 모습 뒤로 소심하고 엉뚱한 남편 한준혁을 연기했다. 회사에서는 성공을 위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상사의 말에는 복종하고 부하를 제거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다. 하지만 집에서는 아내에게 쫓겨나 찜질방에서 굴욕적인 밤을 보내는가 하면 회사에서 대기 발령을 받고 커피타고 복사 심부름하면서도 “내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목에 힘을 준다. 그런 최철호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선사한다.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을 통해 생애 첫 CF를 찍고 KBS 새수목드라마 ‘파트너’에 연이어 캐스팅 되는 등 연기 인생 18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작품 하나가 성공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천추태후’에서 광기 가득한 광종을 연기해 호평 받았고 이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때문에 그의 연기 변신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수영도 마찬가지다. 정수영은 MBC ‘환상의 커플’에서는 살짝 정신줄 놓은 동네 말썽꾼 강자로 눈도장을 찍었다. ‘내조의 여왕’에서 연기했던 지화자 역시 강자와 크게 다른지 않다. 독특한 화장과 말투, 짝사랑하는 허태준(윤상현 분)이 좋아하는 인물이 자기 앞에 앉은 천지애(김남주 분)인지도 모르는 돌팔이 점술 실력이 웃음을 산다. 하지만 수,목요일만 되면 180도 변한다. SBS 수목드라마 ‘시티홀’에서는 오히려 코믹하고 덜렁거리는 신미래(김선아 분)를 감싸주는 진지하면서도 정 많은 인물 정부미를 연기한다. 평범한 가정의 주부이자 엄마이자 9급 공무원인 정부미를 지화자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모습에서 그의 연기 내공을 느낄 수 있다. miu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