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는 46년 연기 인생의 모든 것을 영화 ‘마더’에 집약해놨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으로 들끓을 듯 끓어 오르지 않는 냉정한 눈빛으로 아들을 향한 본능적인 사랑으로 그렇게 ‘엄마 혜자’를 연기했다. ○ 배우 김혜자…열정 - 칸에서 영화가 상영됐을 때, 김혜자에 대한 많은 호평이 있었다. ▲외국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들은 선입견이 일단 없다. 그 분들은 ‘전원일기’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선입견이 없다. 그냥 원빈의 엄마로 받아들인다. ‘나이’가 배우를 결박 지우는 것이다. 그 분들은 오히려 나이에 대해서도 선입견이 없다. 영화에서 내가 젊게 보이기도 나이가 많이 보이기도 한다. 누구는 나이를 종잡을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 배우에게는 그게 나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꼭 배우 이름 옆에 나이를 쓰는데 배우 나이는 안 써주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짐작하는 것과 써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 40년 이상 연기했는데 배우라는 직업은 무엇인지 ▲제 직업이 배우가 아니다. 배우는 곧 내 삶이다. 물론 직업란에 ‘배우’라고 쓰기는 하지만 단 한번도 배우를 직업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냥 내 삶이다. - 한 작품을 끝내고 나면 많이 아프다고. ▲작품이 끝나면 많이 아프다. 지금은 기자들 만날 일도 있고 개봉하면 무대 인사도 하고 그러니 그때까지는 아플 수가 없다. 하지만 다 끝이 나면 많이 아플 것 같다. 맥을 놔서 그런 것 같다. 이 엄마가 떠나가면서 또 아플 것 같다. 역할이 떠나가면서 병이 난다. -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의 욕심이 있을 것 같다. ▲사실 내가 한 작품을 다른 사람과 같이 보는 게 아직도 부끄럽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우리끼리만 봤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보는 게 두렵다. 그냥 내가 좋아하니까 우리끼리 찍고 우리끼리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상을 타면 좋지만 큰 의미는 없다. - 건강 관리는 ▲운동을 조금씩 한다. 런닝머신도 하고 아령도 한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한다. 운동을 할까 말까를 한 시간 정도 고민 하다가 한 시간 반 정도 걷는다. -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스리시는지 ▲무조건 잔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머리가 터질 것 같이 아파서 그냥 잔다. 자지 않으면 ‘펑펑’ 터질 것 같아서 그냥 잔다. -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는 ▲영화는 드라마처럼 쫓기지 않다. 그게 배우의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어서 좋다. crystal@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