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노장들의 희생과 땀방울이 히어로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동수(41)-이숭용(38)-송지만(36)으로 이어지는 히어로즈의 노장 3인방이 팀을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이들은 팀이 어려울 때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가고 있다. 솔선수범의 자세가 팀 전체를 바꿔놓은 결과라 할 수 있다.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을 달리던 원동력은 황재균, 강정호 등 ‘젊은 피’들의 활약이었다. 반면, 5월 들어 팀이 흔들리자 그들도 약속이나 한 듯이 부진에 빠졌다. 한편, 4월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던 이숭용과 송지만은 지난 5일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연패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지난 14일, 히어로즈는 이숭용과 송지만을 1군으로 불러 올렸다. 이튿날에는 최고참 김동수를 투수진 안정을 위해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시켰다. 이렇게 해서 결성된 노장 3인방은 첫날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22-17로 역대 최고의 난타전이 벌어진 지난 15일 목동 LG전에서 이들은 나란히 5~7번 타순에 배치됐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3명 합계 13타수 7안타 11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송지만이 2홈런, 김동수가 1홈런을 각각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끈 것이다. 노장들의 부활과 함께 히어로즈는 9연패에서 벗어났고, 이제는 탈꼴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들이 1군에서 함께 뛰기 시작한 15일부터 김동수(0.500), 송지만(0.455), 이숭용(0.344) 모두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동안 김동수와 송지만의 장타율은 9할이 넘는다. 과연 무엇이 노장 3인방 부활의 원동력이었을까. 김시진 감독은 솔선수범을 첫째로 꼽는다. 이숭용과 송지만에게는 2군으로 떨어지는 것이 고참으로서 치욕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은 팀을 위해서 기꺼이 결정에 따른 것이다. 김 감독은 “보통 선수를 2군으로 내려 보낼 때는 수석코치나 매니저를 통해서 전달하는데, 이숭용과 송지만에게는 내가 직접 전화를 했다. ‘지금 팀 전체가 어렵다. 너희가 희생해라. 충분히 시간을 갖고 다시 한번 해봐라’ 라며 양해를 구했다” 고 털어놓았다. 뒤이어 김 감독은 “그래서 두 선수가 열심히 한 건지도 모른다. 팀 사정을 잘 알고, 팀에 대한 애착이 있기에 2군에서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안이한 생각을 가지면 2군에서 대충 쉬다가 올 텐데 말이다” 라며 두 선수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고참들도 2군에 내려갔으니, 이 시간 이후로는 누구든 내려간다는 메시지가 됐다” 라는 말로 고육지책의 의미를 설명했다. 고참들의 결코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후배들에게 본이 될 때, 그 팀의 조직력은 단단해진다. 감독과 선수 간의 끈끈한 믿음, 그리고 팀을 위한 희생이 있었기에 히어로즈의 선전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