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에 학원 공포물 시대를 연 영화 ‘여고괴담’, 지난 10년 간 1편부터 5편까지 제작했던 씨네 2000의 이춘연 대표가 “‘여고괴담’이 한국적 정서가 담긴 훌륭한 공포 브랜드가 되도록 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춘연 대표는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해서 “여고괴담에는 한국 특유의 정서가 있다”며 “진짜 무섭기만 한 것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그런 잔인하기만 한 공포 영화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여고괴담’은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대중과 고민하는 영화라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을 범죄자로 만들까 비현실적으로 귀신을 설정해서 판타지로 풀어내는 것이다”며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지 않고 무시하면 벌 받는다. 서로 화해하면서 잘 살자는 나름대로 묘한 여고괴담의 정서를 담으려고 노력을 했다. 재미있는 공포, 예쁜 공포, 사랑스러운 공포로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누구나 할머니한테 들었던 엄마한테 들었던 무서운 옛날 이야기가 하나씩은 있고 기억이 다 난다”며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아이들한테나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해주는 느낌으로, 학교마다 전설이 하나씩은 있는데 그것을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오는 6월 18일에 개봉하는 ‘여고괴담5’는 여고생들의 동반자살이 공포의 근원으로 등장해서 학교를 갈 때도, 공부를 할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언제나 함께 하는 사춘기 여고생들이 죽는 순간도 함께 하자는 위험한 약속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공포를 담았다.
동반자살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해서는 “여학생들은 매점도 화장실도 늘 함께 간다고 들었다”며 “어디든 함께 따라가는 것을 ‘동반 문화’라고 할까, 죽어갈 때도 같이 가는 동반자살을 역설적으로 써 본 것이다. ‘동반자살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요즘에 ‘동반자살’이 갑자기 이슈가 됐는데, 사회적으로 이슈가 돼서 여고괴담 소재로 이용해서 돈 벌려고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절대 아니다. 3년 전 시나리오를 개발할 때부터 이미 정해진 제목이다. ‘여고괴담’을 통해서 얄팍한 장사를 하고 싶지는 않다. ‘여고괴담’의 편수가 늘어날수록 훌륭한 브랜드로, 한국적인 정서가 듬뿍 담긴 공포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해서는 “영화 한편의 결과가 마련해 주는 것이다”며 “10편까지는 만들겠다는 것이 나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번 것이 망하면 ‘6편을 하겠다’고 해도 투자를 안 해 줄 것이다. 전편이 성공하는 것이 다음 편을 계속 나오게 할 수 있는 큰 요인이다. 지금 내 마음 같아서는 이왕에 시작한 것 10편까지는 만들겠다는 욕심은 있다. 여고괴담은 감독의 등용문, 배우의 등용문이 됐다. 또 ‘여고괴담’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팬을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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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