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67) SK 감독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적생' KIA 김상현(29)에 대한 비화를 털어놓으며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앞서 "사실 김상현 때문에 배가 아픈 것은 LG가 아니라 SK"라며 "FA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이승호(33)와 김상현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이승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감독은 투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한 방을 갖춘 김상현과 마지막까지 고심하다 이승호를 데려온 것이다. KIA는 지난 19일 LG와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재활 중인 우완투수 강철민을 내주고 내야수 김상현과 박기남을 영입한 것이다. KIA로서는 시즌 초반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내야와 타선을 함께 보강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승호는 올 시즌 제대로 뛰지도 못한 채 수술대에 올랐다. SK에 따르면 이승호는 전날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입원한 상태다. 재활 후 회복까지 4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전반기는 아웃된 상태다. 반면 김상현은 KIA 유니폼을 입은 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상현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7홈런 37타점으로 2할8푼6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LG에서는 두 경기를 뛰며 1안타 1타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KIA로 이적한 후 7홈런에 36타점을 더하며 해결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3개의 만루포를 쏘아올리며 클러치 능력까지 선보일 정도다. 이쯤되니 벌써 LG쪽에서는 "유니폼만 바뀌었을 뿐인데", "트레이드 잘못한 것 아니냐", 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이에 김 감독은 사실 작년 김상현을 뽑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김상현은 SK를 상대로만 3개의 홈런포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문학경기에서는 2개, 전날 경기에서도 1개의 홈런를 기록했다. "김상현이 수비만 잘하면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최정의 예를 들며 올 시즌 후 수비 훈련에 매진한다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되리라고 장담했다. 김 감독은 "2007년 처음 최정을 받을 때 정말 선수도 아니었다.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잡으면 악송구 하기 일쑤였다"면서도 "하지만 방망이가 괜찮아 무조건 쓴다고 생각해 일본인 코치를 시켜 피나는 훈련을 시킨 결과 지금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김상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