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얼른 맞고 집에 가자고 했지"
OSEN 기자
발행 2009.05.27 19: 32

[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얼른 맞고 집에 가자고 말했지”. 김시진 감독이 지난 26일 경기에서 두산의 뚝심에 혼쭐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해 유난히 늘어난 ‘막판뒤집기’ 승부 때문에 언제든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히어로즈는 지난 26일 경기에서 5-1로 앞서던 9회말 3안타와 2볼넷을 내주며 4-5까지 추격당했다.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었던 경기에 마무리 황두성을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에 떨어야만 했다. 황두성은 9회말 등판해 정수빈에게 중전안타, 임재철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현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계속된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오재원에게 두 개의 볼을 연속으로 던진 황두성은 송신영에게 공을 넘겼다. 송신영마저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4-5로 쫓긴 히어로즈는 힘겹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27일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진땀 흘렸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요즘에는 3~4점 정도의 리드는 어떻게 될지 예상을 할 수 없다. 모든 스포츠는 경기가 종료돼야 결과를 알 수 있다. 특히 야구가 그렇다” 뒤이어 김 감독은 9회말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황두성에게 “그냥 얼른 맞고 집에 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더라도 빨리 끝내자는 의미가 담긴 한마디였다. 김 감독 특유의 대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빨리 막고(처리하고) 경기를 끝내자는 의미로 들릴 수도 있었다. 결국 황두성은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니 김 감독의 아쉬움은 컸을듯하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