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가 동료들의 활약에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사뮈엘 에투와 리오넬 메시에게 두 골을 헌납한 끝에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이날 유독 빈 틈을 허용한 맨유의 수비가 문제였다. 초반 바르셀로나를 압도하는 공격력을 선보이던 맨유는 전반 10분 이니에스타의 침투 패스에 이은 에투의 돌파를 막지 못해 선제골을 내준 뒤 주도권을 잃고 말았다. 네마냐 비디치가 에투의 침투를 손쉽게 허용한 탓이었다. 물론 맨유의 무력한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맨유는 후반 3분 티에리 앙리의 돌파에 휘청이면서 추가골을 내줄 뻔 했다. 퍼디난드의 실책이었다. 에드윈 반더사르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폴 스콜스의 투입과 함께 공세로 돌아섰던 맨유는 후반 25분 단신 스트라이커 메시에게 헤딩골을 내주는 촌극 끝에 추격의 의지를 잃었다. 이런 상황에 퍼디난드가 절망하는 것은 당연했다. 퍼디난드는 경기가 끝난 뒤 영국의 'I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가 우승할 만한 경기였다. 그들은 오늘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이어 "맨유에서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상대에게 내준 첫 찬스에서 첫 골을 허용했다.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다. 오늘 경기는 우리의 완패다"고 말해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