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불운은 없을 것인가'. 아킬리노 로페즈(34, 도미니카공화국)가 '올 시즌 가장 불운한 선발 투수'라는 딱지를 완전히 뗀 것일까. 로페즈는 지난 27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사구로 2실점, 시즌 2승(2패)째를 거뒀다. 시즌 초반 세 경기까지는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기 막판에 나왔지만 지난달 17일 잠실 LG전부터 선발로 본격 투입됐다. 로페즈는 곧바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손쉬운 선발승을 올려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런데 다음 경기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23일 광주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 속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28일 광주 롯데전에서도 7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았지만 타선은 야속하게 8회가 돼서야 결승점을 뽑았다. 5월에도 불운은 이어졌다. 지난 3일 군산 한화전에서 수비 전열이 흐트러지며 4이닝 9실점(4자책)으로 시즌 첫 패를 안았고 9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9이닝 5실점(4자책)으로 완투를 펼치고도 패전을 기록했다. 15일 문학 SK전에서는 7이닝 2실점했지만 팀이 연장에 돌입하자 21일 광주 LG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져 버렸다. 8번의 선발 등판 중 5번을 퀄리티스타트 이상 피칭을 했고 선발 등판 방어율이 시즌 방어율(3.24)보다 나은 3.06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2승이다. 팀 동료 릭 구톰슨이 8경기에서 2.13의 방어율로 6승(1패)이나 거뒀으니 비교가 될 만하다. 이에 따라 로페즈는 두산 김상현(29)과 함께 올 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로 꼽혀왔기에 이날 승리가 그 동안의 좋지 못했던 기억을 모두 없앨 수 있을지 궁금하다. 더구나 이날 로페즈는 55이닝만에 처음으로 첫 홈런을 맞았다. 전날까지 53⅓이닝 동안 피홈런이 없던 로페즈는 2회 2사 1루에서 나주환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27일 현재까지 46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피홈런이 없었던 로페즈였다. 그러나 한국 무대 첫 홈런포를 맞았지만 이후 SK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날 KIA가 올린 5득점이 모두 2사 후 나왔다는 점에서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고 있다. 이는 곧 앞으로 로페즈에게 좋지 못한 기억을 줄일 수 있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