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그림을 그려낸' 박지성의 2008~2009시즌
OSEN 기자
발행 2009.05.28 12: 22

'물로 그림을 그려냈다'. 다사다난했던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08~2009시즌을 되돌아 보면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화려한 발재간, 웨인 루니의 파워 넘치는 슈팅, 라이언 긱스의 정교한 킥력처럼 '또렷한 물감'으로 멋들어지게 그림을 그려내지는 못했지만 박지성은 '성실성과 꾸준함'이라는 투명한 물로 맨유에 찬찬히 스며들어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났다. 지난 2005년 PSV 아인트호벤서 맨유로 적을 옮겨 4번째 시즌을 맞이한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3연패,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리그컵과 FIFA 월드컵 우승에 기여하며 가장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9경기(4골)에 나서며 지난 3시즌 동안의 기록인 45경기(2골), 20경기(5골), 18경기(1골)를 넘어서는 호성적을 기록하기도. 올 시즌 대체로 탄탄대로를 달렸으나 굳이 위기의 순간을 꼽자면 4월 하순을 들수 있겠다. 박지성은 4월 20일 FA컵 4강서 68분을 소화한 뒤 포츠머스전(리그 33라운드), 토튼햄전(34라운드), 아스날전(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했다. 특히 FA컵 4강전을 앞두고 FC포르투전(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서도 결장했기 때문에 '위기론'까지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미들스브러전(리그 35라운드)과 아스날전(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서 연속골을 터트리며 부활을 알리더니 내리 3경기에 출장하며 주전자리를 빼앗아왔다.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FC 바르셀로나와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화룡점정했다. 비록 팀은 0-2로 패했고 박지성도 65분 출장에 그쳤으나 왼쪽을 줄기차게 오간 티에리 앙리와 카를레스 푸욜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차단했고 박지성이 교체돼 나간 뒤 맨유는 더욱 공세에 시달려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발에 페인트를 묻힌다면 그라운드 모든 곳에 그의 발자국이 찍힐 것'이란 말은 올 시즌에도 여전히 유효했으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끔 만들기에 충분했다. '칭송받지 못한 영웅(Unsung Hero)'이라 불리며 올 시즌 맨유에 일조한 박지성이 이제는 '캡틴 박'로 역할을 바꿔 조국의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성 2008~2009시즌 득점 일지 1호=2008.09.22 리그 4라운드 첼시전 2호=2009.03.08 FA컵 8강전 풀햄전 3호=2009.05.02 리그 34라운드 미들스브러전 4호=2009.05.06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아스날전 parkr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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