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친' SK타선, 느긋함과 꾸준함으로 극복 중
OSEN 기자
발행 2009.05.29 10: 09

"아직 선두다. 그리고 긴 시즌이다". 한 팀이 6개월에 걸친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보면 많은 굴곡을 겪게 된다. 마운드는 덜하지만 타선의 변화 사이클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SK는 최근 타격 페이스의 침체로 고생하고 있다.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 이후 5경기에서 3득점 이상을 하지 못했다. 2점-1점-2점-3점-2점으로 이 사이 1승 4패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SK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9안타로 7득점하며 타격 회복 기미를 보였다. 고비마다 적시타가 터져나왔고 센스있는 주루플레이가 흐름을 가져왔다. '오랜만에 보는 SK 야구답다'라고 평가할 만 했다. 이날 무패행진으로 7연승을 달린 선발 김광현도 경기 후 "정말 내 승리보다는 팀 타선 폭발이 더 기쁘다"고 말했을 정도. SK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타선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훈련시간에 변화를 줘보기도 하고 타격보다는 수비 연습에 좀더 비중을 두기도 했다. 하지만 코치들이나 선수들은 주위의 시선보다는 느긋했다. 후쿠하라 수비코치는 "이제 지칠 때가 됐다. 그리고 많이들 지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는 시점이다. 조금 있으면 다시 올라갈 것이다. 그런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것이 바로 페넌트레이스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런 순간이 오면 선수마다 리플레시 하는 방법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창민의 경우는 계속 훈련을 해도 따라오는 스타일이지만 나주환의 경우는 가끔씩 훈련량을 줄여줘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직 선두에 있다는 것이다. 잠시 2위로 내려갔다고 주위에서는 심각하게 보지만 아직도 우리는 1위다. 그만큼 시즌을 길고 선수들은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래 코치 역시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하체와 상체 밸런스가 따로 놀고 있다"면서도 "몇 경기 더 하다보면 어느 순간 다시 제 밸런스를 찾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선수들도 "작년에도 이럴 때가 있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구단들은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지치거나 타격 슬럼프가 길어질 경우 훈련의 일부를 생략하기도 한다. 하지만 SK는 오히려 더 강화시키는 쪽이다. 경기 전은 물론 경기 후에도 실시하는 특타도 여전하다. 이는 김성근 감독의 훈련방식이다. 힘들고 지칠 때 쉬어주면 타격 페이스는 금방 살아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를려면 이런 순간은 계속 찾아온다. 그럴 때일수록 돌아가지말고 정면돌파하다보면 타격 슬럼프 기간과 회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구단이 4~5번 올 슬럼프를 3~4번으로 줄여도 성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타격감이 살아난다고 해서 좋아하지도 않는다. 타격은 믿을 게 못되는 만큼 언젠가 또 고비를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SK타자들은 매 순간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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