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된다면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올릴 것이다". 김시진 감독이 구원왕 출신 조용준(30)에 대한 관심을 통해 히어로즈 다잡기에 나섰다. 김 감독은 29일 오후 6시 30분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조용준의 투구를 직접 체크하기 위해 경기도 원당을 찾았다.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이었던 조용준은 이날 1이닝 동안 6명의 타자를 맞아 2피안타 2볼넷으로 1실점했다. 총투구수는 26개였고 직구 최고구속은 142km까지 나왔다.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6-0으로 앞선 4회 마운드에 올라 병살타 1개, 볼넷 1개로 간단하게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5회에는 2루타와 안타에 이은 도루,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후 마운드를 넘겼다. 다행히 마운드를 넘겨받은 장효훈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주며 실점을 최소화시켰다. 이에 김 감독은 "당장 올릴 수준은 아니지만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한 후 올스타 브레이크(7월 24일~27일)를 전후해 1군에 복귀시킬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놓았다. 이런 김 감독의 '조용준 카드'는 사실상 히어로즈 전체에 신선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2005년 수술 후 3년 동안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못한 조용준에 대한 사기 진작 차원이다. 그동안 재활의지가 확고하지 않아 방황했던 조용준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너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또 김 감독은 "조용준을 먼저 엔트리에 올리기 전에 환경의 변화를 조금씩 줘 적응 기간을 둘 생각이다. 몇 차례 1군 훈련에 합류시켜 분위기를 익히게 할 것"이라는 말처럼 조용준이 히어로즈 불펜에 전력화가 된다며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1, 2군 코칭스태프들에게 일종의 자극을 준 것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조용준의 투구를 본 후 재활 트레이너를 비롯해 2군 감독, 코치들과 미팅을 가졌다"면서 "2군은 단순히 1군에 선수를 대주는 곳이 아니라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가지고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해 2군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내가 못가면 투수코치가 갈 수도 있다. 코치들은 1군 뿐 아니라 2군 선수들까지 상태를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김 감독은 "조용준을 보러간다는 것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선수들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그런지 몇몇 선수들이 전력으로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다음에는 아무런 통보 없이 살짝 가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용준 카드는 1군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제다. 특히 마운드의 경우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경쟁자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으니 긴장감을 풀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다. 실제로 이날 김 감독은 이대환, 장효훈 등 이름을 거론하며 "괜찮더라"고 몇차례 말하기도 했다. 베테랑들의 대거 2군 강등이라는 조치를 목격한 야수들도 마찬가지. 이제는 무조건 실력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어느 새 최하위를 탈출, 파죽의 4연승으로 6위까지 뛰어오른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의 조용준 카드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만큼 4강을 향해 순항을 펼치고 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