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과 대한아마추어복식연맹(KBA) 사이의 갈등에 죄 없는 선수들까지 눈물을 흘릴 지경이다. AIBA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www.aiba.org)를 통해 KBA가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세계주니어복싱선수권에 자격이 없는 사람을 팀닥터로 출전시켰다는 이유로 AIBA 징계위원회의 진상 조사가 끝날 때까지 코칭스태프, 임원, 선수 등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시킨다고 밝혔다. 이달 초 AIBA가 지난 4월 마산에서 열린 세계주니어복싱선수권대표 선발전의 잘못된 계체랑 측정을 이유로 임원들의 출전을 정지시킨 데 이어 진전된 조치다. AIBA의 조치에는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올림픽 등 모든 대회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KBA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AIBA 측의 지나친 간섭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를 고려하고 있다. 유재준 KBA 회장은 "계체랑 문제는 협회 측에서 조사한 결과 어떤 문제도 없었다"며 "팀 닥터 문제는 다소 오해가 있는 부분이지만 선수의 출전 문제까지 가로 막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거 후유증이 너무 큰 것 같다. 20년 만에 복싱연맹의 집행부가 바뀌었는데 이 부분을 놓고 AIBA와 갈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 또한 "왜 이런 조치가 내려졌는지 알 수가 없다. 혹시 지난 2007년 AIBA 회장 선거에서 유재준 회장이 반대파를 지지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선수들이다. 다음달 7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복싱선수권에 참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AIBA와 KBA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올림픽을 꿈꾸던 선수들의 희망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복싱계의 한 관계자는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지만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알력 싸움에 선수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며 빠른 해결책을 촉구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