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투구보다는 코너워크 제구에 힘썼다". 말 그대로 빼어난 투구였다. '김지토'에서 '슬라이더의 귀재'로 변모한 김상현(29. 두산 베어스)이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3승(2패, 31일 현재)째를 획득했다. 김상현은 31일 대전 구장서 벌어진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5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2개)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호투로 김상현의 시즌 성적은 3승 2패 평균 자책점 3.19가 되었다. 경기 후 만난 김상현은 "낮경기라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전력투구보다는 직구-슬라이더를 조합해 코너워크 제구에 힘썼다. 땅볼 유도형 피칭을 펼쳤다고 봐도 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시즌까지 두산 선발진의 기둥으로 활약했던 맷 랜들의 투구 스타일과도 같았다. 김상현의 올 시즌 선발 등판 시 경기 당 득점 지원은 4.55점이다. 여기서 지난 4월 28일 SK전서 15점을 지원 받은 것을 빼면 경기 당 2.56점으로 뚝 떨어진다. 마치 1경기서 곗돈을 받는 듯한 불균형한 득점 지원은 본의 아니게 7번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김상현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의연했다. 득점 지원에 대해 묻자 김상현은 "내가 경기 당 5이닝 이상, 3점 이내로 막는 것이 중요하다. 득점 지원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고 내 본업에 충실하겠다"라며 팀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김경문 두산 감독은 "그동안 잘 던지고도 승리를 자주 따내지 못했던 (김)상현이가 깔끔한 투구로 경기를 끝냈다. 여기에 전지훈련서 열심히 했던 유재웅(30)이 좋은 활약을 펼쳐 이길 수 있었다"라며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재웅은 3회 쐐기 솔로포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주전 우익수의 위력을 재차 과시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