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방망이로는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의 히어로즈가 지난달 31일 목동 롯데전 승리로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난해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6연승이다. 2주일 전만 해도 9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팀이 힘겹게 연패를 끊더니, 어느새 연승으로 돌아섰다.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연승의 비결로 무엇을 꼽았을까.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투수력이다. 현역 시절 대투수로, 코치 시절 투수왕국 조련사로 유명했던 김 감독은 이제 자신이 원하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경기 전, 6연승이 팀 창단 후 최다연승이라는 말을 듣고 “최다연승이면 뭐해, 최다연패 했는데” 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고작 보름 전까지 9연패의 악몽에 시달린 감독의 모습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계속해서 김 감독은 “투수들이 실점을 덜 해야 한다. 방망이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득점을 많이 해도 투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주면 소용없지 않은가” 라며 투수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료를 통해 연승했던 경기들을 돌아본 김 감독은 “요즘은 우리 투수들이 팀 방어율보다 적게 점수를 내줬다” 고 말했다. 히어로즈가 연승을 시작하던 지난달 26일 당시의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6.07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6경기에서 3.33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결국 1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호전됐다. 송지만, 이숭용 등 노장들을 중심으로 한 타선 폭발(경기당 6.67득점)도 인상적이지만 투수진의 안정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뭄에 콩 나듯 했던 선발승도 장원삼, 이현승, 김성현이 1승씩 따냈고, 나머지 3구원승은 모두 이보근의 몫이었다. 선발투수들의 안정에 믿을맨의 꾸준한 활약까지 더해진 결과다. 시즌 초반부터 투수진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 김 감독. 최하위로 추락하는 가운데서도 투수들을 믿고 변함없이 기용한 것이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