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 원장의 눈이야기](4) - 눈 안에 파리가 산다?
OSEN 기자
발행 2009.06.01 12: 42

어느 날 한 지인이 미술품 전시회를 보러갔다가 눈 앞에서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듯한 증상에 작품을 제대로 관람도 못하고 발걸음을 되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몇 번이나 손을 저어가며 날벌레를 쫓아보려 애를 썼지만 항상 같은 자리에서 맴돌 뿐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마치 눈앞에 뭔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비문증(飛蚊症 ,날파리증)이라고 한다. 비문증은 눈 속의 맑고 투명한 겔 같은 물질인 유리체(초자체)에 부유물질이 생겨 탁해지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모양도 날파리나 모기 같은 곤충 모양, 점, 동그라미, 아지랑이, 실오라기 같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며 수시로 변하기도 한다. 때로는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고, 위를 보면 위에, 오른쪽을 보면 오른쪽으로 보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 다닌다.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을 배경으로 볼 때는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마치 사진을 찍기 위해 뷰파인더에 눈을 댔을 때 렌즈에 앉아 있는 먼지가 보이는 현상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비문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높은 일종의 노화 현상이다. 정확한 통계적 근거는 없으나 대체로 50대의 50%, 60대 60%, 70대에는 70%가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더구나 근시가 있는 사람, 백내장 수술 후, 눈 속에 출혈이나 염증을 앓은 경우에는 대부분 비문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 이 증상을 경험하게 되면 자꾸 보이는 형상에 신경을 집중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비문증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눈에 보이는 형상을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방법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눈 속에서 번갯불이 번쩍이는 느낌과 동시에 눈 앞에 떠다니는 형상이 많아지거나 안구통이나 시력저하와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히 진찰 받는 것이 좋다. 눈에 병이 생겨 초자체 내부가 흐려졌다거나 망막박리, 초자체 출혈, 염증 등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망막박리가 있다면 레이저로 치료하고 포도막염이라면 염증 치료를 당뇨병성 망막증이라면 당뇨조절과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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