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설립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대표자 모임은 ...". 김성근(67) SK 감독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대표자 모임이 파행으로 열린데 대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앞서 선수 노동조합(이하 노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8개 전 구단이 아닌 5개 구단 대표자들만 모인 데 대해 "거기에 빠진 3개 구단 대표자들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선수협은 지난 1일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8개 구단 1, 2군 등록선수 460여명 모두를 소집, 선수노조 설립 찬반, 가입 여부에 대한 개별 무기명 투표를 실시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삼성과 LG 선수단이 '노조설립은 시기상조'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하자 다른 구단들도 '8개 구단 전체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따를 수 없다'며 반대, 임시총회 자체가 무산됐다. 결국 임시총회 대신 각 구단들이 모이는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고 삼성, 두산, LG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구단 대표들만 모였다. 이에 김 감독은 "노조설립이야 아직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노조설립 당시 주장했던 내용은 충분히 논의를 거쳐 얻어낼 것은 얻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할 때는 선수협을 통해 다 모이더니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니 아예 모임조차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문제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특히 김 감독은 "만약 두렵고 무서워서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면 그것은 구단이 너무한 처사"라면서도 "그 회의에 나온 나머지 5개팀은 바보들이라 나온 것인가. 노조를 안하는 대신 모여서 따질 건 따져서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구단 선수들의 입장이 뭔지 서로 이야기하고 논의해야 한다. 공동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더불어 "선후배에 대한 위계 질서가 없다. 유니폼을 입은 경기장에서야 전쟁터지만 밖에서 사복을 입었을 때는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회의에 나오지 않은 선수들은 아래 위가 없는 것 아닌가"라며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