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려니 별 일이 다 있더라고".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이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2일 잠실 구장서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지난 5월 31일 대전 두산 전 5회말서 나온 신경현(34)의 3루 도루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한화는 0-2로 뒤진 5회말 1사 2루서 9번 타자 오선진(20)을 대신해 대타 빅터 디아즈(28)를 내보내 만회점을 뽑고자 했다. 그러나 디아즈의 헛스윙 후 나온 신경현의 3루 도루자로 인해 1사 2루의 득점 찬스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상황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그 상황이 궁금하다고. 그럼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야지"라고 웃으며 신경현의 도루 시도가 벤치 작전에 의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대타로 내세웠던 디아즈가 밀어치는 타격을 의도적으로 할 정도로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아니었음을 밝힌 한 마디였다. 뒤이어 김 감독은 "도루자 후 덕아웃에 들어왔던 신경현에게 왜 뛰었는지 물어보니 말을 못하더라. 신경현의 발보다 디아즈의 방망이에 맡긴 순간이었는데 거기서 신경현이 아웃되버릴 줄이야"라며 "무득점으로 끌려가던 경기였기에 선수 본인의 마음이 앞서 예기치 못한 3루 도루 시도가 되어버렸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사인 낼 게 없었는데 누상에서 죽어버리니 할 말이 없더라"라며 웃어 보인 김 감독은 "연이은 부상 선수 속출에 더 다칠 선수가 없으니 주루 미스까지 나왔던 경기였다. 경기가 안 풀리려니 별 일이 다 있었다"라는 말로 연패 과정을 돌이켜 보았다. 주전 포수에 대한 문책 차원서 이날 김 감독은 신경현이 아닌 이도형(34)을 6번 타자 겸 선발 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