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가 인천이라서 그런가?". 롯데 주장 조성환(33)은 자신의 복귀전에 취재진들이 많이 몰린 데 대해 의외라면서 이렇게 농담을 던졌다. 조성환은 2일 문학 SK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며칠 전부터 조성환의 복귀를 공언했기에 10여명의 취재진이 조성환 주위로 몰렸다. 이에 조성환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몫을 다할 생각"이라며 "2군에서 갓 올라와 경쟁에 나서야 하는 선수의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감독님이 목숨을 걸었다고 말씀하셨듯 코칭스태프, 선수, 팬들과 하나가 돼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성환은 "스프링캠프에서 준비를 철저하게 해왔다. 하지만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둬서인지 선수들이 너무 자신감이 넘쳐 있었던 것 같다"면서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은 데 대해 당황했다. 이제 한 게임 한 게임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3일 문학 SK전에서 채병룡의 투구에 맞아 안면 얼굴 골절로 엔트리에 빠졌던 조성환은 수술에 이은 재활과 2군 실전 경기를 통해 복귀의지를 다져왔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정예 멤버 구성을 위해서는 조성환이 꼭 필요하다"며 "포스트시즌 진출 때까지 계속 조성환에게 시간을 주겠다"고 굳은 신뢰를 표시했다. 다음은 조성환과 일문일답. -복귀 소감은. ▲이종범 선배가 한 말이 생각난다. 언젠가 이 선배가 영상을 통해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몫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마음이 지금 내 마음과 똑같다. 야구생활을 하며 우여곡절이 많이 생기지만 항상 마음으로는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된다. 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런 생각이 힘든 일이나 생활을 겪을 때마다 더 각인되는 것 같다. -경기감각은. ▲한꺼번에 끌어올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팀이 필요로 하는 플레이를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동료들에게도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며 반격의 6월을 펼쳐보자고 말했다. 감독님도 목숨을 걸고 포스트시즌을 거셨다는데. 목숨보다 더한 것은 없다. 하지만 코칭스태프, 선수, 팬들이 한마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밖에서 본 롯데의 문제점은. ▲시즌 전부터 너무 잘되는 것만 생각했던 것 같다. 자만한 것은 분명 아니다. 작년에 4강에 들었고 올해도 당연히 강팀이라는 생각에 너무 빠져 안좋을 때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한 것 같다. 시범경기를 잘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위기 올 것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 것 같다. 힘들 때 대처방안이 없었다. 강팀은 그럴 때 채찍질을 하는데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아 나도 물론 선수들도 모두 당황했다. 강팀은 이겨야 강팀인데 너무 자신만만했다. 나조차 시즌 초부터 어려움이 닥칠지는 몰랐다. 이제 한게임 한게임 물고 늘어져야 하는 수밖에 없다.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손)민한이형도 그렇다. 스프링캠프 때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다. 결과가 좋지 않아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일 수도 있다. 준비 부족과 시즌은 전혀 다른 문제다. 다른 팀이 더 착실하게 준비한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초반부터 헤맬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가르시아도 그렇고 선발도 점수를 빵빵 줄지 몰랐다. 시즌 준비는 착실히 했지만 안될 것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채병룡과 대결한다면. ▲안아줘야 할 것 같다. 만약 내 타석에 병룡을 올리면 김성근 감독을 보고 미소를 보여줘야겠다.(웃음) -몸쪽 공에 대한 대처는. ▲병룡이가 극복하든 내가 극복하든 해야 한다. 공을 무서워해서는 안된다. 내게 야구는 가족을 책임지는 인생이다. 팀에게도 마이너스다. 최대한 극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검투사 헬맷도 쓸려다가 쓰지 않았다. 쓰는 순간 몸쪽 공을 겁내고 있다는 약한 마음을 내보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느꼈다. 전혀 무섭지 않다. 야구공은 이렇게 많은 취재진들로부터 관심을 갖게 해줬다. 실밥이 터진 공이라도 사랑한다. -밖에서 어떤 생각을 했나. ▲아무래도 팀 생각을 많이 했다. 밖에서 보니 경기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흐름이 보이더라. 그럴 때 그랬으면 좋았을 걸. 만약이라는 가정이지만 내 생각과 비슷할 때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 만큼 매 순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미 승부가 넘어간 상황이 아니라면 볼넷, 본헤드 플레이,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얼마전 (강)민호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1개 때문에 4실점한 적이 있다(히어로즈전). 항상 자신감을 주고 했지만 타이트하게 전개되는 경기에서는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언제 통보 받았나. ▲일요일(31일)에 받았다. 내가 들어왔다고 해서 팀이 갑자기 바뀌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바라지도 않는다. 부산 내려갔을 때 우연히 3연승을 했다. 조성환 효과라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내가 경기에 나가 좋은 플레이를 했다 해도 나 때문에 이긴 것이 아니다. 팀이 이긴 것이다. 2군에서 갓 올라온 선수의 마음이다. 열심히 해서 1군에 호출 받았으며 주전자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2군으로 다시 내려갈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나선다. 2군에서는 이겨했는데 내가 못쳐서 민폐를 끼친 느낌이다. 최대한 빨리 끌어올려 팀에 녹아들겠다. 벤치로 물러난다 해도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