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을 꼽는다면 11프로게임단이 이사사로 모인 한국e스포츠협회를 빼 놓을 수 없다.
한국의 e스포츠를 관리하고 육성하기 위해 1999년 출발한 한국e스포츠 협회는 2002년 지금의 체계로 자리잡아 3기 협회가 진행 중이다. 현재 프로게이머의 등록과 관리(매월 랭킹 고지 등), 공인 종목의 선정, 인프라 구축, 국가대표 선수단의 조직과 파견, 게임방송 콘텐츠 사업 등 e스포츠 산업의 전반적인 것을 폭넓게 대표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블리자드 코리아는 서울 압구정동서 한국미디어를 대상으로 스타크래프트2 시연회를 가졌다. 스타크래프트 II 비공개 베타 테스트 시작에 앞서 최초로 한국 언론에 완성작에 가까운 스타크래프트2를 공개하는 큰 의미있는 자리였다.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사 기자들과 방솓국 관계자 등 참석자들은 현재까지 공개된 유닛과 건물을 기본으로 더욱 향상된 전투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저마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한 곳은 스타크래트트2를 보지 못했다. 초대 조차 없었으니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다면 비슷할 것이다. e스포츠의 전체적인 흐름을 모두 접할 수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도 최근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문제는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기본적으로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기는 했지만 길드 마스터나 e스포츠 관계자들이 참가해 최고의 기대작인 스타크래프트2를 보는 자리였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 코리아의 사이가 매우 껄끄럽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스타크래프트 저작권 문제로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 코리아는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블리자드 코리아측에서 NDA(Non Discloser Agreement)를 제시하면서 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대답은 씁쓸하기 그지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작년 10월 블리자드 관계자들과 스타크래프트 저작권에 대한 얘기를 마지막으로 나눴다. 그 뒤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해당 부서에 확인해 보겠다"라고 답할 뿐 자세한 얘기는 피했다.
앞으로 출시될 스타크래프트2의 중계권이나 저작권 등을 포함해 리그를 대회를 운영하는 여부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방법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처럼 융화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순간이었다.
한국e스포츠 시장에서 프로게임단의 모임인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코리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곳 임에는 틀림없다. 물과 기름처럼 융화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현재 상황은 양쪽 모두 한 번쯤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