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데자뷰 승부' 한화-LG, 문제점도 두 배
OSEN 기자
발행 2009.06.04 08: 55

[OSEN=박종규 객원기자] 이틀에 걸친 판박이 승부, 양 팀의 문제점이 두 번이나 거듭되는 결과를 낳았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는 지난 2일과 3일 경기에서 보기 드문 상황을 연출했다. 두 경기 모두 11-10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다. 단지 숫자가 일치했다는 것보다는 두 경기 모두 과정이 비슷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치 데자뷰 현상과도 같았다. 두 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었던 패턴은 '먼저 앞서가는 한화, 턱밑까지 추격하는 LG'였다. 한화는 2일 경기에서 한때 9-1까지, 3일 경기에서 10-6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올시즌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LG에 9회말 1점차까지 쫓기고 말았다. 경기가 마무리되는 과정도 비슷했다. 1점차까지 추격하며 동점을 코앞에 두었던 LG는 2일 2사 1,2루에서 김태완의 삼진으로, 3일 2사 2, 3루에서 최동수의 파울뜬공으로 무릎을 꿇었다. LG에게는 아쉬움만 두 배로 쌓이는 결과였다. 한화는 이틀 연속으로 ‘무섭게 쫓기는 꿈’을 꾼 셈이다. 경기 후반까지 리드를 이어오다가 깔끔한 뒷문 단속을 못한 점이 현재 팀 사정을 말해준다. 믿었던 양훈-마정길-토마스 라인이 2일 7실점, 3일 5실점으로 불안했다. LG의 경우에는 '결실을 보기 직전에 꿈에서 깨어난' 셈이다. 지난달 12일 잠실 SK전,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에서도 역전을 눈앞에 두고 주저앉은 LG는 2일과 3일 경기에서 끝내 1점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연장전에 단련되어 있는 선수들이기에 승부가 길어질수록 유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석패' 였다. 물론 LG도 뒷문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만약 9회초에 실점을 안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이 아쉽게 다가온다. 야구는 끝까지 모른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LG는 앞으로 어떤 경기도 포기하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결과적으로는 2연승으로 탈꼴찌에 성공한 한화와, 5연패에 빠지며 4강권에서 점점 멀어지는 LG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비록 두 팀 모두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1-0이나 11-10이나 이기고 지는 건 마찬가지다'는 식의 사고방식이라면 한화가 살포시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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