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룡, "(조)성환 선배가 뛰니 기분 좋아요"
OSEN 기자
발행 2009.06.04 10: 47

"어서 빨리 대결해야죠". SK 우완 투수 채병룡(27)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채병룡은 지난 3일 문학 롯데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피로 누적에 의한 어깨 통증으로 지난달 23일 2군으로 내려간지 11일만이다. 전날이 등록 가능일이었지만 완벽한 피칭 밸런스를 위해 신중을 기하기 위함이었다. 채병룡의 1군 등록은 언론들과 팬들에게 큰 관심사였다. 전날인 2일 재활을 마친 롯데 주장 조성환(33)이 복귀를 발표한 상태였고 때마침 채병룡도 1군 등록 가능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3일 채병룡은 조성환과 예기치 못한 악연을 맺었다. 문학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세 번째 투수로 나간 채병룡은 적극적인 타격에 나서던 조성환의 왼쪽 광대뼈를 맞췄다. 조성환은 곧바로 후송돼 수술을 받아야했고 한달이 넘는 재활을 거쳐야 했다. 평소 활달한 성격의 채병룡은 이 때 받은 충격으로 한동안 라커룸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닐 정도였다. 직접 병원까지 찾아가기도 했지만 한 번의 실투가 너무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자책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경기에는 계속 나왔지만 몸쪽 공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다. SK 코칭스태프도 답답한 눈치였지만 빨리 스스로 극복해주기만을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이날 9회 내내 불펜에서 계속 대기한 탓에 경기 후 얼음찜질을 하고 나타난 채병룡은 다시 원기를 회복한 표정이었다. 채병룡은 "어제(2일) 경기 전에 성환 선배와 복도에서 만났다"며 "선배가 안아주시면서 '잘하라'고 격려해주셨다. 내가 고의로 던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죄송했는데 성환 선배가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 내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말한 채병룡은 주위의 관심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대결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내 마음도 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성환도 지난 2일 경기에 앞서 한 말을 지킨 셈이다. 채병룡을 보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안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성환은 "병룡이도 나도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선배답게 채병룡을 감싸안았다. 조성환은 팀 패배에도 빛나는 존재였다. 2일 경기에서 2안타 1타점 1도루로 화려한 복귀신고를 하더니 3일에는 2안타 1득점 1도루로 또 한 번 맹활약을 펼쳤다. SK 김성근 감독도 충암고 시절 제자였던 조성환의 복귀에 "방망이가 작년 좋은 상태로 돌아온 것 같아 다행"이라며 "고등학교 때부터 리더십이 있었다"고 반겼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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