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지니 시프트' 이여상, "코치 지시에 따랐을 뿐"
OSEN 기자
발행 2009.06.04 19: 48

"백재호 수비 코치께서 지시한 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극단적인 '2익수' 수비로 로베르토 페타지니(38. LG 트윈스)의 2안타를 땅볼로 돌변시킨 이여상(26. 한화 이글스)이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여상은 4일 잠실 구장서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서 "백 코치께서 페타지니의 타구가 기존의 2루수, 우익수 사이에 자주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건넨 뒤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도 페타지니가 들어서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칠 필요가 있다'라고 지시했다"라며 시프트 구축의 뒷 이야기를 밝혔다. 지난 2일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여상은 페타지니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거의 우익수 위치까지 다가선 뒤 땅볼로 처리했다. 3일 5회말 1사 3루서도 이여상은 3루 주자 정성훈(29)이 있었음에도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를 막기보다 극단적인 '2익수' 시프트로 타자 주자 페타지니를 잡아냈다. '원조 2익수' 고영민(25. 두산)보다 더 우익수 쪽으로 나아간 듯한 수비 형태였다. 두 번의 '2익수' 수비에 대해 묻자 이여상은 "페타지니가 안타성으로 당겨친 타구의 탄착군이 기존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것이 가장 많았다. 백 코치께서 지시하신대로 서 있었는데 정말 그 쪽으로 타구가 향하더라"라고 밝혔다. 일본(야쿠르트-요미우리) 6시즌 동안 통산 223홈런을 때려냈던 페타지니는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타자다. 올 시즌에도 4할1푼9리 14홈런 49타점(3일 현재)을 기록 중인 페타지니지만 발이 느린 타자인 만큼 아웃 카운트 하나를 일단 먼저 잡고 보자는 것이 백 코치의 복안이었고 이여상은 그 지시에 충실히 따른 것. "장타자인 만큼 주자 유무에 상관없이 일단 타자부터 잡는 게 우선이라는 지시였다"라며 말을 이어 간 이여상은 "주자가 있어도 일단 페타지니부터 잡아내는 전략이다"라고 밝혔다. 진루타가 되더라도 아웃 카운트를 통해 맥을 조금이나마 끊자는 복안이었다. '페타지니 시프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17일 목동 히어로즈 전(더블헤더 1차전) 3회초서도 페타지니는 유격수 강정호(22)가 2루수 위치까지 이동하는 시프트로 인해 번트 작전까지 감행하는 고육책을 펼쳤다. '일본 MVP' 출신에 걸맞는 이름값을 보여주고 있는 페타지니. 그에 대처하는 상대 내야 수비의 자세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이여상-페타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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