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간 5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던 그의 모습은 없었다. 제 위력을 찾은 류현진(22. 한화 이글스)이 프로 데뷔 후 4번째 완봉투로 팀의 상승세를 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4일 잠실 LG전서 최고 152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 커브에 떨어지는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9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2개) 무실점을 기록, 지난 2008년 6월 28일 문학 SK전 이후 근 1년 만에 완봉승을 따냈다. 자신의 프로 데뷔 후 4번째에 매 시즌 완봉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류현진은 동산고 시절 '토미 존 서저리'로 불리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다. 1년 반 정도의 재활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으나 6개월 정도의 재활만 거친 뒤 곧바로 전국 대회에 등판했다. 여기에 데뷔 시즌 18승을 거두며 201⅔이닝을 소화하는 등 지난 시즌까지 578⅓이닝을 던졌다. 지난 한 달 동안 좋은 투구를 보여주다 집중타를 맞는 경우가 많았던 류현진의 올 시즌 5월 성적은 2승 2패 평균 자책점 5.34로 부진했다. 지난해 5월에도 류현진은 2패 평균 자책점 5.72를 기록했으며 2007시즌에도 2승 2패 평균 자책점 4.68로 다소 흔들렸다. 컨디션 부조의 주기가 길어지면 선수 본인의 몸 상태에 이목이 쏠리게 마련. 그러나 류현진의 몸 상태를 거의 매일 주시하며 관리하고 있는 조대현 한화 트레이너는 "류현진은 영리한 선수다. 몸이 안 좋을 때는 스스로 조절을 하는 능력을 아는 투수"라고 밝혔다. 부상 전력이 있는 투수의 경우 재활 시 오버 페이스로 고전하다 부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 데 류현진은 미리 이를 알고 조절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류)현진이는 영리한 투수에요. 제 몸 상태가 안 좋다 싶으면 공을 많이 던지는 일이 없이 제 힘을 다 발휘하지 않는 동시에 스스로 체력을 비축해나가는 거죠. 그러다 몸 상태가 괜찮다 싶으면 자기 구위를 100% 발휘하기도 하고. 그런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선수 본인에게 대단한 재산입니다". 2007시즌 자주 구사했던 슬라이더의 구사 빈도를 지켜보면 그에 대해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개막 전 제 컨디션을 확실히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던 류현진은 그로 인해 직구 구위가 이전에 비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슬라이더보다 서클 체인지업을 이용한 오프-스피드 피칭으로 14승을 올리는 동시에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끌었다. 반면 4일 LG 전서는 최고 152km에 달하는 빠른 직구에 낙폭이 큰 슬라이더까지 꺼내 들며 LG 타선을 제압했다.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최고 구속이 133km 정도로 다른 에이스급 투수들에 비하면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과거 선동렬 삼성 감독의 슬라이더처럼 떨어지는 각이 컸다. 정작 선수 본인은 "슬라이더는 잘 못 던진다. 그래서 자주 던지지 않는 것"이라며 '능글맞게' 이야기 했으나 슬라이더는 류현진이 수술을 받았던 팔꿈치에 큰 무리가 가는 변화구다. 류현진은 스스로 제 몸 상태에 따라서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줬던 것과 다름 없다. 늦은 감이 있기는 했지만 류현진은 다시 에이스의 풍모를 보여주며 팀의 중위권 도약을 위해 뛰어올랐다. 팬들은 제대로 된 몸 상태를 찾으며 쾌투를 보여준 류현진이 뛰어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화와 한국의 대표 좌완으로 남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