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가르시아, '불꽃 튀는' 타격 탈꼴찌 싸움
OSEN 기자
발행 2009.06.07 08: 57

[OSEN=박종규 객원기자]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만큼이나 불명예를 피하기 위한 경쟁도 뜨겁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눈에 띄는 경쟁은 4할 타율의 김현수(두산)와 로페르토 페타지니(LG)의 타격왕 다툼이다. 그런데 타격 순위표의 가장 낮은 곳에서도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경쟁이 존재한다. 바로 강정호(히어로즈)와 카림 가르시아(롯데)의 타격 탈꼴찌 싸움이다. 7일 현재 타율 부문 최하위의 불명예는 2할1푼2리의 가르시아가 짊어지고 있다. 2할1푼3리의 강정호는 그 뒤를 바짝 쫓고(?)있다. 6일 경기 전 나란히 2할1푼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날 강정호가 2타수 1안타를 기록해 3타수 1안타의 가르시아에 한 발 앞섰다. 강정호의 특징은 38안타로 32타점을 올릴 정도로 공격의 순도가 높다는 점이다. 김현수(76안타 40타점)와 페타지니(73안타 50타점) 보다도 안타 당 타점 비율이 월등할 정도. 다만 2할2푼2리의 득점권 타율에서 알 수 있듯, 유난히 많이 주어진 기회를 놓친 적도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떤 타순에 배치되어도 강정호 앞에는 주자들이 많았다. 반면, 가르시아는 이렇다 할 특징 없이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 지난해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하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여전히 호쾌한 스윙을 구사하고 있지만, 9개의 홈런으로 선두 그룹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서히 타격감을 찾고 있는 홍성흔과 함께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롯데에게 희망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두 선수가 꾸준히 타석에 나서고 있는 것은 수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유격수 강정호는 히어로즈 내야의 중심을 굳게 지키고 있다. 병살 플레이를 32차례 성공시켜 유격수 중에서는 권용관(LG, 36차례)에 이어 두 번째이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우익수 가르시아는 6개의 보살을 기록해 외야수 중에서는 민병헌(두산)과 함께 가장 많은 주자를 잡아냈다. 두 선수의 가치는 공격 보다는 수비에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그것이 부진한 타격 성적표에도 이들이 자신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는 이유다.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얻고 있는 두 선수가 언제쯤 탈꼴찌 싸움을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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