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을 향한 퍼즐을 찾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손민한(34)이 1군 복귀전서 쾌투를 보여주며 팬들의 웃음을 절로 자아냈다. 손민한은 7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무실점을 기록하며 쾌투를 선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에 스트라이크-볼 비율 2-1(스트라이크 58개, 볼 29개)로 뛰어난 제구를 자랑했다. 특히 손민한이 던진 총 87개의 공 중 직구가 채 20개(직구 17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했다. 손민한은 김현수(21), 유재웅(30) 등 클린업 트리오로 나선 타자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을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그의 '팔색조 투구'가 빛을 발한 경기엿다. 사실 열흘 전만해도 손민한의 '복귀 작전'에는 먹구름이 가득 껴 있었다. 지난 5월 27일 두산 2군과의 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올 시즌 처음으로 실전 피칭을 가졌던 손민한은 경기 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0개 내외의 투구수를 설정한 경기를 앞두고 보인 반응인지라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전 손민한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던 양상문 2군 감독 또한 "이거 상대편에 양해를 구하고 선발을 바꿔야 하나"라며 난감한 웃음을 보였을 정도. 하체 사용 없이 힘을 빼고 던진 손민한은 삼자 범퇴로 1이닝을 마쳤으나 직구 최고 구속이 121km에 그쳤다는 점은 불안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경기 후 덕아웃 뒤 손민한은 어깨를 연신 움직이며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과거 선동렬 현 삼성 감독 해태 시절이던 1992시즌 어깨 건초염으로 인해 시즌 잔여 경기를 통째로 날렸던 전례도 있어 손민한의 어깨 통증 또한 허투루 볼 수는 없었다. 단순한 한 시즌이 아니라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이후 두 번의 2군 경기서는 달랐다. 손민한은 5월 29일 히어로즈 2군과의 경기서 1이닝 4실점에 그쳤으나 143km에 이르는 직구를 구사했고 31일 경기서도 3이닝 동안 2실점했으나 140km의 속구를 구사했다. 경기 내용보다는 이전의 직구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인 경기였다. 오랜만의 복귀전, 그것도 반년 넘게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손민한은 5회 이후 팔 각도가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며 밀어던지는 듯한 인상을 비췄다. 투수의 힘이 부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모습은 의도적으로 손을 앞으로 끌어당기는 투구다. 그러나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끈 뒤 떨어지는 변화구로 상대 타이밍을 흐트러 뜨리는 장면은 '민한신'의 모습이 분명했다. 뒤늦은 감이 있었지만 복귀전을 성공으로 이끈 손민한이 남은 시즌 동안 부상 재발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롯데의 '도약 시나리오'는 결코 꿈이 아니다. farinelli@osen.co.kr 잠실=윤민호 기자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