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깊은 동굴 속이나 심해에 사는 동물 중에는 눈이 퇴화되어 없거나 있다 해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물의 눈이 빛의 기관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눈은 빛을 받아들임으로써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신체기관이며, 빛은 인간이나 동물의 보는 기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사람이 태양이 없는 곳에서 장시간 있게 되면 시력이 저하되거나 아예 시신경이 마비돼 앞을 영원히 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렇듯 빛이 시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눈도 다른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휴식이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눈은 암흑의 세계를 맞게 된다. 이는 눈이 휴식을 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루에 7~8시간 푹 자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 눈이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이스라엘 군의료단의 안과전문의인 요시 만델 박사는 최근 ‘안과학(Ophthalmology)’ 이라는 저널에 16~23세의 청소년 약 30만 명의 자료를 토대로 ‘출생 월과 근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의하면 6~7월에 출생한 사람이 12~1월에 태어난 사람에 비해 근시가 될 가능성이 24% 높다고 한다. 즉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 겨울에 태어난 사람보다 햇빛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눈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정시안(정상적인 눈)에 비해 안구가 길어져 근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햇빛이 강해지고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여름에 각종 눈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햇빛에 포함돼 있는 자외선의 영향 때문이다. 자외선의 영향에 대해 미국 검안사 협회는 “눈의 망막이 햇빛의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노인성 ‘백내장’, 흰자위의 섬유혈관조직이 증식해 검은 동자에까지 침범하는 ‘백태’, ‘광각막염’, ‘각막퇴화’와 같은 안구 질환에 걸릴 수 있다” 고 경고하고 있다. ‘백내장’이나 ‘백태’ 등 강한 자외선에 의한 안질환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해변이나 골프장 등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챙이 넓은 모자 등을 통해 눈을 보호하면 된다. 하지만 ‘백내장’의 경우 자외선뿐만 아니라 눈을 무리하게 혹사시키는 것도 원인이 된다. 책을 보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할 경우 50분을 일했다면 10분을 쉬어준다거나 눈의 피로를 풀어 줄 수 있는 녹황색 채소들을 섭취하면 눈의 건강도 지키면서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