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비정상 수비가 ‘홈충돌 사고’를 부른다
OSEN 기자
발행 2009.06.09 08: 55

“메이저리그에서는 쉽게 못하는 수비다”. 올 시즌 들어 유난히 ‘홈플레이트 충돌사고’가 빈번하다. 홈으로 달려드는 주자와 수비하는 포수간에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3월 WBC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장타력을 과시한 거포 김태균(한화)이 4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으로 뛰어들다가 포수 최승환과 충돌하며 뇌진탕으로 실려나갔다. 김태균은 열흘 후에 다시 출장을 했으나 며칠가지 않아 심한 두통이 계속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또 올 시즌 롯데에서 옮겨와 좋은 활약을 펼치는 두산 내야수 이원석도 지난 5일 친정팀 롯데와의 경기에서 포수 강민호와 부딪혀 한때 기절을 하고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회복했다. 이밖에도 근년 들어 홈플레이트에서 주자와 포수간의 충돌로 아찔한 순간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주자가 다치거나 포수가 뒤로 나뒹구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또 다른 심판 사고도 홈플레이트에서 발생했다. 김성철 심판원은 지난 달 17일 SK-KIA, 23일 SK-두산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던 KIA 이종범, SK 나주환에게 잇달아 아웃 오심 판정을 내리는 바람에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선수가 다치거나 심판이 징계를 받는 이런 ‘홈플레이트 사고’는 포수의 비정상적인 수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선 감독들은 “어느 팀 할 것 없이 요즘 포수들의 수비위치가 잘못됐다. 주자가 홈으로 향할 때 대부분 포수들이 공이 들어오기도 전에 홈플레이트를 막고 서 있다. 이 탓에 주자가 박빙 승부 때 헤드 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포수 수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감독들은 송구가 옆으로 빠져서 따라가면서 잡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송구가 정확하게 들어오고 있는 데도 홈플레이트를 열어주지 않고 가리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다. 한 점을 지키기 위한 포수들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자칫 둘다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어 감독들이 걱정이다. 또 전문가들은 “포수의 이런 잘못된 수비는 자신도 부상을 크게 당할 수 있다. 힘 좋은 용병 타자가 주자로 달려들면서 치고 나가면 큰 부상을 당한다”면서 “한국야구는 서로 잘 아는 선후배 사이여서 주자들이 세게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쉽게 못하는 수비”라며 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다국적 선수들'이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수가 정상 수비를 하고 있어도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주자가 세게 치고 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막고 수비를 펼치면서 뒤에 있는 심판도 판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포수에 가려서 주자가 슬라이딩하면서 내민 손의 위치를 정확히 판정하기가 힘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수 부상 방지는 물론 심판원의 정확한 판정을 위해서라도 포수들이 정상 수비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런 면에서 심판들이 포수들에게 수비 위치를 정확하게 취할 것을 권고하거나 심하면 경고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sun@osen.co.kr 지난 5일 두산 이원석과 롯데 강민호의 홈충돌 장면. 이때는 강민호의 수비 위치가 홈플레이트를 비워준 정상이었으나 이원석의 슬라이딩때 강민호의 무릎에 얼굴을 부딪히면서 이원석이 기절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