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스윙을 했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치욕인 거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만들 겁니다". 데뷔 2년차 포수 김태군(20. LG 트윈스)이 쓰디 쓴 경험을 통해 1군 전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태군은 9일 잠실 구장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서 지난 7일 목동 히어로즈 전을 치른 데 대한 감회를 밝혔다. 당시 김태군은 팔꿈치가 좋지 않은 주전 포수 조인성(34)을 대신해 5회부터 마스크를 썼다. 입단 동기 정찬헌(19)과 2이닝 호흡을 맞췄던 그는 공격적인 리드를 펼치며 2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합작했다. 그러나 이숭용(38)에게 내준 쐐기 스리런은 짙은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았다. 히어로즈의 한 구단 관계자가 '이숭용이 저렇게 풀스윙을 한 것은 굉장히 오랜만에 보았다'라고 밝힌 말을 전하자 김태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의 이야기는 헬멧 챙 부분에 쓰여있던 '날개를 펼쳐라'라는 글귀와 어우러지며 다부진 인상을 비췄다. "타자가 그렇게 시원하게 스윙을 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제 리드가 읽혔다는 것과 같습니다. 풀스윙을 해서 홈런을 허용했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치욕입니다. 다음 번에 만났을 때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뒤이어 김태군은 2007년 2차 지명 당시 자신을 점찍었던, 그리고 지금은 아킬레스 건 수술로 재활에 힘쓰고 있는 베테랑 김정민(39)에게서 전화 상으로 리드와 관련해 쓴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태군은 2군에 있을 당시에도 김정민에게 조언을 구하며 제 기량을 키우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1군 6경기(3타수 1안타), 올 시즌 6경기 출장(3타수 무안타, 8일 현재)에 그쳐있는 김태군이지만 그를 지켜보는 동료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7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찬헌 또한 김태군에 대해 "고교 시절 연습 경기 때 상대했었는데 굉장히 좋은 포수였다. 경남고 장성우(20. 현 롯데)는 공격형에 가까웠고 장충고 백용환(20. 현 KIA)도 좋은 포수였지만 (김)태군이도 당시 최고 포수 레벨에 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라며 친구의 기량을 높이 샀다. '당돌한 유망주'는 팀을 살찌우는 역할을 한다. 몇 경기 치르지 않았으나 짧은 시간 속에서도 가능성을 비춘 김태군이 LG 포수진을 살 찌울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