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 용덕한, 방망이까지 갖추다
OSEN 기자
발행 2009.06.10 09: 31

"초구부터 밀어친 것이 안타가 되었다". 팀의 위기 상황서 그는 다시 빛을 발했다. '예비군' 용덕한(28. 두산 베어스)이 군 입대 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배팅과 여전한 투수 리드를 선보이며 팀의 2연패를 끊는데 확실하게 공헌했다. 용덕한은 지난 9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 4회 2-0으로 달아나는 쐐기 1타점 좌익수 방면 2루타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0(6회 강우 콜드 승) 승리에 일조했다. 선발 홍상삼(19)의 호투를 이끈 안정된 투수 리드는 물론 밀어치기와 당겨치는 타격을 모두 보여준 값진 경기였다. 대구상고-동아대를 졸업한 뒤 2004년 두산에 입단한 용덕한은 2006시즌 후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 주전 포수 홍성흔(32. 롯데)의 뒤를 받치는 '수비형 포수'로 익숙했다. 찬란하게 빛을 발한 선수는 아니었으나 잔부상에 시달렸던 홍성흔의 공백을 잘 메우며 팬들의 은은한 사랑을 받았던 포수가 바로 그였다. 제대 후 한동안 2군서 제 기량을 찾는데 주력했던 그는 최승환(31)의 무릎 부상, 채상병(30)의 오른손 부상이 이어지는 바람에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어깨가 약한 편이라 송구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으나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세분하는 리드 면에서는 김경문 감독의 믿음을 회복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상무서 출장 기회를 얻으면서 타격 기술이 좋아진 것은 더없이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서부터 용덕한의 타격 훈련을 지켜본 한 구단 관계자는 "자신에게 맞는 타격폼에 적응하면서 선구안이나 밀어치는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라며 용덕한의 타격을 평가했다. 그리고 용덕한은 9일 경기서 달라진 배팅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용덕한은 경기 후 "3회 상대 선발 심수창(28)의 초구부터 밀어친 게 안타로 이어졌다"라며 첫 타석 우전 안타에 대해 이야기한 뒤 4회 1타점 2루타에 대해 묻자 "처음에는 변화구를 노렸는데 1-3로 볼카운트가 유리하게 전개되어 직구 노린 것이 2루타가 되었다"라는 말로 상황을 설명했다. 모두 밀어치는 배팅과 선구안이 가져다 준 산물이었다. 특히 용덕한은 2군서 항상 홍상삼과 호흡을 맞췄던, 익숙한 '안방마님'이었다. 그와 관련해 묻자 용덕한은 "(홍)상삼이가 지난 4일 광주 KIA전(3⅔이닝 5피안타 4실점)서 제대로 못 던지는 과정서 본인이 자신있어하는 공을 잘 못던지게 한 것이 맘에 걸렸다"라며 후배에 대한 애정을 은연 중에 과시했다. 뒤이어 그는 "경기 전 상삼이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직구-슬라이더가 좋은 것 같아 그 쪽으로 리드를 주로 펼쳤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홍상삼이 던진 공 90개 중 직구는 57개, 슬라이더는 24개로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시즌 목표에 대해 용덕한은 언제나 그렇듯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라며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힘을 쏟는 게 내 임무일 뿐"이라는 말로 '팀 플레이어'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비췄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 전력 극대화에 힘을 더하고 있는 용덕한의 2009시즌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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