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영화산책] 요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세는 시리즈와 글로벌 마케팅이다. 처음 기획 때부터 2~3편 제작을 염두에 두는 것은 기본이고 미국 흥행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벌어들일 수익 계산에도 주판알 튀기기에 바쁘다. 그렇다보니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는 할리우드 톱스타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의 방한 코스는 대개 일본을 거쳐 서울에 잠시 들르는 촉박한 일정이 많다. 1박2일 체류 기간 동안, 레드카펫이다, 시사회 참석이다, 기자회견에 팬미팅까지 가질려니 홍보사와 배급사는 스케쥴 짜기에 늘 골머리를 앓는다. 때로는 톱스타 방한이 역효과를 낳는 문제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급박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무엇보다 모든 행사의 주역인 톱스타들이 바쁘게 움직여주고 성의를 보여야 하기 때문. 이같은 기준에서 보면 '발키리'의 톰 크루즈나 '엑스맨'의 휴 잭맨은 전형적인 모범 답안을 선보이고 갔다. 할리우드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톰 크루즈는 입국 때부터 환영나온 팬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을 같이 찍는 등 좋은 매너를 선보여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행사 소화도 정확한 스케쥴대로 움직여 '역시 세계 최고의 스타답다'는 찬사를 들었다. 휴 잭맨도 마찬가지. 거꾸로 톱스타 방한이 악영향을 끼친 경우도 꽤 있다. '스트리트 킹'의 키아누 리브스는 지나친 경호 시비로 논란을 빚었고 이번 '트랜스포머2' 팀은 각종 행사들에 몇 시간 씩 늦는 뻔뻔함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전작 '트랜스포머'는 한국에서만 750만명 관객을 불러모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트랜스포머2' 역시 준비된 속편답게 막강한 흥행력을 갖춘 작품이다. 블록버스터에 강한 마이클 베이 감독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트랜스포머2'의 주연은 할리우드의 신성 샤이아 라보프와 섹시스타 메간 폭스. '인디애나 존스4'와 '트랜스포머' 주연으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HOT)한 배우로 손꼽히는 라보프는 이번 속편에서도 유감없는 열연을 선보였고 메간 폭스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는 관객의 시선을 빼앗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교통 사정 등을 핑계로 9일 심야의 레드카펫에서 수많은 팬들을 2시간30분씩 빗속에 떨게한 것이나 10일 오전 행사 등에 또다시 늦는 오만(?)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키는 행동들이다. 불혹의 톰 크루즈가 괜히 세계적인 스타로 불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약관의 라보프도 깨달아야 될 모양이다. [OSEN 엔터테인먼트팀 부장]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