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수비진 시험은 합격점
OSEN 기자
발행 2009.06.10 22: 31

'공백은 없고 경쟁만 있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서 수비진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시작됐다. 이미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던 허정무호는 10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7차전에서 새로운 수비진을 본격 가동했다.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서 좌우 풀백인 이영표와 오범석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좋은 기회였다. 이날 기회를 잡은 주인공은 김형일과 김동진. 유독 치열한 중앙 수비수 경쟁에 밀렸던 김형일은 투박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수비를 선보였고 김동진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공수의 연결고리로 활약했다. 이들은 수비에 안정감을 보이면서 한국이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포인 알 카타니를 잘 막아내 위기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 빠른 역습으로 연결하는 것도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취약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역할 분배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중앙 수비의 김형일과 조용형이 문제였다. 전반 6분 프리킥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장면이나 전반 14분 알 카타니의 터닝 슈팅을 손쉽게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후반 15분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나시르 알 삼라니에게 연결되는 패스에 허둥대는 모습도 보였다. 후반 24분 조용형이 보여준 잔실수도 문제였다. 그러나 이런 실수는 이틀간 연습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것이 전부인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놀랍다. 오히려 오는 17일 이란과 최종전까지 호흡을 맞춘다면 어떤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기대되기도 하는 부분이다. 새로운 중앙 수비 조합에 가능성을 발견한 셈이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중앙 수비수는 부상 중인 강민수, 곽태휘, 황재원이 돌아올 경우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포지션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까지 1년 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게 됐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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