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숙이' 김연훈, SK 타선-내야진 활력소
OSEN 기자
발행 2009.06.11 08: 30

"이제 타석에서도 떨리지 않아요". SK 내야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향숙이' 김연훈(25)이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왼쪽 골반을 다친 나주환을 대신해 붙박이 유격수로 나서고 있는 김연훈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SK팬들에게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켜 가고 있다. 거의 매 경기 한 번 이상은 박수 갈채를 받고 있다. 10일 문학 삼성전에서도 7회 수비에서 진갑용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캐치에 이은 송구로 잡아내 홈, 원정팬 할 것 없이 탄성을 내지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타격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날만 해도 4-0으로 앞선 6회 좌중간 가르는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시즌 9번째 안타이자 4타점째. 19타수 9안타로 4할7푼4리를 기록 중이다. 이제 7경기라는 점에서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장타율이 5할7푼9리에 달하며 출루율도 5할4푼5리.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가 무려 1.124에 이른다. 그만큼 선구안이 뛰어나며 방망이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김연훈은 군산상고-성균관대 졸업 후 지난 2007년 2차 2순위(전체 16번)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수비와 방망이에서 제법 소질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입단 첫해는 김종국, 홍세완, 이현곤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이렇다할 자리를 잡지 못했다. 52경기를 뛰었지만 67타석에 불과할 정도로 대타, 대수비 요원이었다. 그러다 작년 5월 4일 SK로 이적했다. 당시 함께 트레이드된 '좌완 파이어볼러' 전병두 때문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SK 코칭스태프로부터 "수비는 제법한다. 방망이만 만들면 될 것 같다"며 가능성 정도만 인정받았던 터였다. 작년 새로운 팀 SK에서 19경기를 뛰며 분위기 적응에 나선 김연훈은 그 가능성을 믿었다. 이번 시즌을 앞둔 캠프에서 승부를 걸었다. 훈련량이 많다는 SK에서도 군소리 없이 훈련량을 소화했다. 이도 모자라 혼자 남아 방망이를 돌렸고 펑고도 수도 없이 받아냈다. "작년까지만 해도 솔직히 말해서 타석에 들어서면 떨렸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다리부터 손까지 후달거려서 제대로 된 스윙 한 번 해보지 못했다"는 그는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지난 겨울과 2군을 통해 쌓은 훈련량이 많아서 그런지 전혀 떨리지 않는다. 일단 하체가 딱 고정되니까 힘이 붙는다. 집중력도 생기는 것 같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자신감도 붙기 시작한다. 일단 신이 난다"고 밝혔다. 또 "조금씩 수싸움에도 자신이 생긴다. 옛날처럼 자신없는 스윙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훈련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성근 감독도 김연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문학 롯데전에서 가진 시즌 첫 타석에서 김연훈이 유격수 뒤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성 타구를 친 것에 대해 "이제 조금 타격에 눈을 뜬 것 같다. 힘이 붙었다"고 평했다. 작년 같았으면 내야도 넘기지 못할 공이 빠른 배트스피드와 힘을 통해 안타를 만들어냈다는 뜻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연훈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을 제외한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작년까지 한 번도 없던 2루타가 벌써 2개나 된다. 이제 사실상 나주환 외에는 대안이 없던 SK 유격수 포지션에도 경쟁다운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오는 13일이 돼서야 1군 엔트리 등록이 가능한 나주환도 이를 의식한 듯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이제 80~90% 정도로 몸을 끌어올린 상태"라며 "연훈이 때문에라도 빨리 몸을 만들어 돌아와야겠다"고 웃었지만 친구의 급성장에 놀라는 표정이다. 가끔 어이없는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잘 잡아서는 어이없는 송구로 동료들의 힘을 빼놓거나 상대 투수의 견제에 잡혀 공격의 맥을 끊어놓았다. 작년이었다면 "제가 뭐 그렇죠"라며 낙담 가득한 목소리를 냈던 김연훈이다. 올해 김연훈은 "한 번 당했으면 이제 안당해야죠"라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서 SK 내야에 또 다른 활력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letmeout@osen.co.kr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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