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는 날을 아니까 컨디션 조절하기 편하다". 지난 10일 사직 한화전에 앞서 기자와 만난 롯데 자이언츠 멀티 플레이어 정보명(29)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왼손 대타 요원 역할을 맡은 정보명은 한화 좌완 선발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2007년 119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2리(394타수 111안타) 2홈런 45타점 40득점 5도루를 기록하며 신고선수의 성공 케이스로 손꼽혔으나 이대호의 3루 전향, 홍성흔의 이적 속에 그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출장 기회를 늘리기 위해 외야까지 수비 범위를 넓혔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정보명의 외야 수비에 대해 "발전해준 것에 만족한다. 2군에 내려가서 외야수비 연습한게 가치있는 것 같다. 플라이 타구도 잘 쫓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 시즌 두 차례 2군 강등을 겪으며 누구보다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스스로 '잡초'라고 표현하는 정보명은 어떠한 위기에서도 힘없이 물러나지 않는다. 밟으면 밟을수록 자라는 잡초처럼. 그는 "적어도 경기에 나올때 만큼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쏟아 붓지 않으면 또 기회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다.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나선 정보명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5-0 승리를 견인했다. 2회 선두 타자 홍성흔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정보명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강민호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정보명은 0-0으로 맞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결승타를 때렸다. 1사 3루 득점 찬스에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트려 3루에 있던 이대호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6회 3루수 앞 땅볼, 8회 유격수 실책으로 더 이상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선발 송승준과 쐐기 투런을 쏘아 올린 이대호에 가려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4연승의 숨은 주역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듯 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