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 친 거요. 되게 오랜만인 것 같은데"(웃음). 공-수 모두 만점 활약이다. 올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새 둥지를 튼 정성훈(29. LG 트윈스)이 맹타를 휘두르며 팀 도약의 선봉장이 될 채비를 확실히 갖췄다. 올 시즌 3할1푼9리 5홈런 39타점(10일 현재)을 기록 중인 정성훈은 10일 잠실 두산 전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 8회 쐐기 2타점 3루타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8-0 대승을 견인했다. 정성훈의 1경기 4안타는 올 시즌 처음이다. 특히 정성훈은 타선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는 6월 한 달간 4할1푼2리 1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팀 타선이 적시 상황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와중서도 그는 밀어치는 팀 배팅을 통해 뒤에 버틴 로베르토 페타지니(38)에게 찬스를 연결하고자 노력했다. 세부 기록을 보면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올시즌 정성훈의 득점 생산력(Run Created, 기본 공식=출루수*누타/타석)은 총 40.73점으로 8개 구단 전체 타자들 중 상위 10위에 페타지니, 박용택(30)에 이어 팀내 3위다. 그저 자기 타격에만 열중한 것이 아니라, 출루에도 신경쓰며 득점을 늘여 놓는데 힘을 기울였다는 증거다. 공격 만이 아닌 수비 면까지 감안, play by play 형태로 추산한 승리 공헌도(Win Shares)를 따졌을 때 그는 혼자 팀의 8.7승을 책임진 것으로 나온다. 전체 야수들 중 전체 7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기록이다. 경기 후 "1경기 4안타는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라며 웃음을 보인 정성훈은 매 경기 전 배트 손잡이 부분을 정성 들여 깎는 타자다. 이유를 묻자 그는 "저는 거포라기보다는 '똑딱이'에 가깝잖아요. 무조건 큰 스윙 보다는 간결하고 정확한 배팅을 하기 위해서, 배트 손잡이는 잡기 좋게 깎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현대 시절 3년 연속(2005~2007 시즌) 한 시즌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정성훈이었지만 찬스를 이어가는 '연결형 3번'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각오가 묻어 나왔다. 부드러운 3루 수비는 물론 정확하게 밀어치는 타격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는 정성훈. 언뜻 차가운 인상이지만 잔정이 많은 '시크 가이' 정성훈의 존재는 LG가 발견한 호재 중 하나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