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천 복귀' SK 불펜, 본격 가동될까
OSEN 기자
발행 2009.06.12 10: 26

"수준이 문제다".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조웅천(38)이 복귀함에 따라 SK 불펜진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웅천은 11일 문학 삼성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을 마친 후 3-2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등판, 강봉규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가득염과 교체됐다. 팀의 역전패로 동료들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베테랑답게 3개의 투구수로 가뿐하게 홀드를 챙기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성근 SK 감독은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평가를 보류했다. 경기 전 "수준이 문제"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낸 것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다. 조웅천의 복귀는 사실상 SK가 극강 모드를 뽐내던 작년 불펜진의 위용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영욱과 조영민의 군입대, 이한진의 혈행장해에 따른 공백 등이 있지만 윤길현, 가득염, 이승호, 정우람, 김원형, 정대현 등이 건재하는 점에서 이런 기대감은 당연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불펜투수들이 작년과 같은 기량이 아니다"고 고개를 흔들고 있다. 정우람, 김원형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고 지난 10일 1군에 등록한 가득염도 이날 동점타를 허용했다. 이승호는 시즌 2패째를 안았고 마무리 정대현은 투구 밸런스가 일정치 않다. 작년 SK는 선발보다 중간 이후 불펜진이 강했다. 선발이 3.36의 방어율을 기록한 데 비해 중간이 3.05로 더 좋았다. 일단 리드를 잡으면 후반에 SK가 역전패를 하는 경우는 사실상 보기가 힘들었다. 굳이 선발을 오래 마운드에 노출시켜 불안을 초래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선발 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올해는 정반대다. 선발들이 3.28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구원진들은 4.21에 머물고 있다. 이는 SK가 두산과의 선두경쟁에서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도 "올해 SK는 작년과 다르다. 뒤가 불안하니 선발을 오래 끌고 갈 수 밖에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뒤에서 어차피 1~2점을 줘 불안에 떨어야 한다면 차라리 선발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낫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서도 "지난해 가득염-윤길현-정우람-김원형-이승호-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가교 역할을 잘해줬다"면서 "올해는 그렇게 이긴 적이 전무하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그런 면에서 조웅천의 복귀는 정신적으로나 마운드 운영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맡으면서 사이드암으로서 상대타선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새롭게 재정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시기를 얼마나 당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벌떼 마운드'로 불리던 SK 불펜진에 필요한 대표 '벌떼'들의 대부분이 모였다. 이제 그 벌들이 예전과 같은 꿀생산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웅천의 복귀와 더불어 김 감독의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 타이밍도 함께 되살아날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조웅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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