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룡을 다시 선발로 복귀시킨다". 김성근(67) SK 감독이 마운드를 다시 재개편한다. 김 감독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7-6의 짜릿한 1점차 재역전승으로 이끈 후 "채병룡을 다시 선발로 복귀시키는 대신 전병두를 중간으로 돌린다"고 밝혔다. 이런 투수진 개편은 이미 전날(11일) 삼성전에 앞서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채병룡이 중간 불펜진으로 돌아섰지만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인데 대해 "이제는 본인의 손해가 돼버렸다. 특색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불펜으로서의 효용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만큼 2년 연속 두자리수 승수를 올린 선발투수로서 다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었다. ▲채병룡 복귀한 선발진 채병룡과 전병두가 보직을 서로 맞바꿈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은 일단 '채병룡-김광현-고효준-송은범-카도쿠라' 순이 됐다. 원래는 고효준이 중간 불펜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았다.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볼넷과 투수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문학 삼성전에서 7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고효준보다는 지난달 29일과 지난 9일 삼성전에서 부진했던 전병두를 중간으로 돌렸다. 순간 집중력과 볼끝이 좋은 전병두가 중간에서 기량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 다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12일 잠실경기부터 1군 훈련에 합류한 엄정욱을 조만간 선발로 테스트해 볼 수도 있다. 엄정욱은 지난달 7일 사직 롯데전에 거의 3년만에 선발 등판했지만 ⅓이닝만에 2피안타 1실점한 후 고효준과 교체됐다. 당초 6월 복귀로 예정돼 있었지만 한달이나 빨랐던 것이 문제였다. 엄정욱은 최근 2군 경기를 통해 직구 구속이 최고 152km까지 나왔고 컨트롤도 한층 안정돼 있다는 평을 받았다. 김광현도 최근 좋은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 번 정도 로테이션에서 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병두 가세 불펜진 전병두가 불안한 불펜진에 활력이 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출발은 좋다. 12일 잠실 LG전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전병두는 거의 몇년 동안 대부분 선발로만 뛰어왔다. 따라서 매일 대기해야 하는 불펜진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병두 카드가 계속 성공적이라면 이승호와 함께 좌완 롱릴리프로 번갈아 하루씩 로테이션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지난 12일 윤길현 대신 1군에 오른 윤희상은 볼만 4개를 던진 후 교체됐다. 올해 소집해제 된 후 팀에 합류한 윤희상은 2005년 이후 처음 선 1군 무대 적응에 실패했다. 어깨 부상이던 조웅천도 지난 11일 복귀, 3개의 공을 던지고 홀드를 챙겼다. 그러나 지난해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더 많은 경기를 치러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김원형, 정우람이 빠져 있는 데다가 가득염, 이승호, 정대현 등도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다. 그나마 임성헌 정도만 소리없이 꾸준하게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사실상 패전용으로 기용되고 있다. 여기에 김 감독은 이한진, 제춘모 등의 이름도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중간불펜진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이 중반으로 돌입하고 있는 만큼 실패했을 경우 다시 개편을 논하는 시점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채병룡-전병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