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느끼라고 그랬어". 김인식 한화 감독이 지난 12일 광주 KIA전 도중 덕아웃에서 노장투수들인 구대성(40)과 정민철(37)을 상대로 훈계를 하는 듯한 장면이 TV 카메라에 포착돼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경기가 한창 진행중인데도 김 감독은 두 선수를 상대로 무언가 열심히 설명했고 이들은 거의 부동자세로 말을 경청하는 장면이었다. 이튿날 김 감독이 밝힌 이유는 투수들의 제구력 중요성에 대한 현장지도, 이를테면 원포인트 레슨이었다. 13일 광주 KIA전에 앞서 김인식 감독은 "그렇치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왜 그랬냐며 전화가 왔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어 "투수들이 볼을 낮게 낮게 던져야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한화 투수들이 볼이 모두 높게 던지기 때문에 많이 맞고 있는거 아니냐며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제 대성이나 민철이는 자기들이 볼을 낮게 던지고 싶어도 제대로 안되는 나이이다. 볼이 높게 던진다면 무조건 맞게 되어 있다. 두 선수가 나중에 지도자가 된다면 이 점을 후배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은 자신의 투수론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는 "타자와 투수는 단 한가지가 기본이다. 타자는 나쁜볼만 안치면 된다. 투수 역시 볼이 코너워크가 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여기에 낮게만 던질 수 있다면 A급 투수가 될 수 있다. 우리 한화 투수들이 안되는 게 이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대성과 정민철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두 투수가 언젠가 코치가 된다면 자기식대로 하지 말고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 무조건 '나는 이렇게 하면 됐는데 너희는 안되냐'는 식으로 가르치면 금물이다. 선수들의 개인 특성에 맞춰서 지도해야 한다. 스타선수들이 지도자로 실패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선수에 맞춘 눈높이 지도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지론이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