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선발 로테이션 건너 뛴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9.06.13 20: 44

8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좌완 선발 김광현(21)의 등판이 기약없이 밀렸다. 김성근 SK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후 다음날인 14일 LG전 선발 투수로 엄정욱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김광현의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12경기에 선발로 나와 8승 무패를 달리고 있다. 리그 다승 공동 선두다. 방어율도 2.81를 기록해 작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시즌 초반부터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성적에 비해 구위에 대해서는 걱정스러운 점이 많았다. 포수 박경완은 등판 때마다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점점 좋지 않다"고 말해왔고 김광현 역시 만족스런 표정을 짓지 못했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한 김광현은 로테이션대로라면 12일 잠실 LG전에 등판했어야 했다. 그러나 카도쿠라가 선발로 나섰다. 13일도 아니었다. 불펜에서 전병두와 교체돼 선발로 전환한 채병룡이 예고됐다. 김광현은 일반적으로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라는 간격을 지켜왔지만 지난 4월 7일만에 등판한 적이 있고 5월 들어서도 6일만에 마운드에 선 적이 있다. 하지만 14일 등판이 불발됨에 따라 오는 16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등판한다 하더라도 최소 9일만에 던지게 된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상대가 LG이고 김광현의 어깨가 썩 좋은 것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이유를 밝혔다. 김광현은 다승(16승)과 탈삼진(150개)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지난 시즌에도 LG를 상대로는 좋지 않았다. 다른 6개팀을 상대로 방어율이 많아 봐야 3점대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LG를 상대로는 4점대 방어율(4.38)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아직 LG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김광현을 3선발로 출발시킨 것도 상대 1~2선발과의 맞대결을 피하고 LG전까지 다분히 의식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팀 에이스의 등판간격까지 지켜주지 않을 정도로 겁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문제는 김광현의 어깨 상태다. 강성인 SK 트레이닝 코치는 "김광현은 크게 문제가 될 정도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CT촬영까지 해봤지만 어깨가 약간 뻐근해 근육이 뭉쳐 있는 상태로 결론이 나왔다"고 김광현의 등판 불발이 몸상태 때문이라는 것을 밝혔다. 이어 "스프링캠프를 완전하게 소화하지 못한 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고 휴식없이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중반에 돌입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체력적인 문제다. 로테이션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결국 팀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약한 LG전에 무리하게 에이스를 등판시킬 필요가 없다고 SK 코칭스태프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을 16일에 등판시킬 경우 고효준, 송은범 등 후속 선발투수들의 등판 간격까지 밀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아예 김광현의 등판을 건너뛰고 몸을 완전하게 만든 뒤 등판시킬 가능성이 높다. 물론 상태가 호전돼 16일 등판이 가능할 수도 있다. 어쨌든 불펜투수들이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SK는 송은범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에이스 김광현의 등판 불발로 또 한 번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한편 엄정욱은 38일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서게 됐다. 오랜 재활을 거쳐 지난달 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던 엄정욱은 지난 2006년 7월 14일 한화전 이후 거의 3년만의 공백을 뛰어넘지 못한 채 ⅓이닝 2피안타 1실점한 뒤 강판됐다. letmeout@osen.co.kr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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