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망이 반란' 강정호-권용관, 공수겸장 유격수가 따로 있나
OSEN 기자
발행 2009.06.15 09: 29

‘우리도 공수겸장 유격수’. 지난 주는 일명 ‘물방망이 유격수들’의 반란이 거센 한 주였다. 히어로즈 신예 유격수 강정호(22)와 LG 트윈스의 베테랑 유격수 권용관(33)이 그 주인공들이다. 강정호는 지난 주 5경기서 21타수 13안타로 타율 6할1푼9리를 마크, 팀선배 이택근(0.519)를 제치고 주간 타격 1위에 올랐다. 3홈런 8타점으로 히어로즈가 특히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로 우위를 점하는데 앞장섰다. 지난 13일 경기서 3안타(1홈런 포함)로 시즌 첫 3안타를 때리더니 14일 경기서는 생애 첫 5안타(1홈런 포함)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3일 홈런포로 프로 데뷔 4년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권용관도 지난 한 주간 6경기서 16타수 8안타로 타율 5할을 기록하며 팀선배 최동수와 함께 주간 타격 공동 3위에 랭크됐다. 타점도 5개씩이나 기록했다. 주말 SK와의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리는 등 팀이 난적 SK와의 3연전서 2승 1패로 회생 조짐을 보이는데 기여했다. 둘의 맹타는 ‘하위타선의 반란’으로 여겨지는 기대이상의 활약이었다. 주로 7,8번 타선에 배치되고 있는 강정호는 시즌 초반 1할대의 빈타에 허덕였으나 지난 주 깜짝 활약에 힘입어 타율이 2할6푼1리까지 치솟았다. 지난 해부터 히어로즈 붙박이 유격수로 뛰며 차세대 대형 유격수감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책은 많지만 전체적으로 안정된 수비를 펼치고 있고 장타력이 좋아 만만치 않은 공격력도 갖추고 있다.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골든글러브가 욕심난다”고 당찬 목표를 밝히고 있다. 현재 11홈런 41타점으로 ‘하위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해내고 있다. LG는 권용관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반갑고 고맙고 기쁜일이다. 수비력은 수준급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공격력이 약해 벤치의 고민거리였는데 지난 주 활약은 ‘만점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만년 기대주를 넘어 이제는 베테랑이 됐지만 마음이 여린 탓에 한 단계 도약을 하지 못한 그를 코칭스태프는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최근 타격폼을 수정한 것이 효과를 보며 하위타선 공격의 연결고리인 ‘9번 타자’ 노릇을 톡톡히 해낼 태세이다. 현재 2할4푼2리의 타율로 지난 14년간 한 번도 넘지 못한 2할5푼의 벽을 올 시즌은 돌파할 작정이다. 수비력만 좋으면 2할7푼 안팎의 타율만 기록해도 특급 유격수로 평가받는다.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공격보다는 수비가 더 안정돼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년 들어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들이 잇달아 탄생, 이제는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유격수여만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런 마당에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는 강정호와 권용관이 방망이까지 터지면서 올 시즌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터줏대감 박진만(삼성)이 부상으로 최근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 손시헌, 롯데 박기혁, SK 나주환, 한화 송광민 등에 이어 강정호, 권용관까지 공수 겸비 유격수들이 군웅할거 형국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비슷한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강정호가 장타력에서 돋보이고 있다. sun@osen.co.kr 강정호-권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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