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5중' 프로야구 판도에 변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SK가 지난 12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에서 1승 2패로 부진, 1위 두산과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4경기를 적게 한 두산이 4연승을 달리더니 어느새 SK와 같은 36승을 기록, 6할2푼1리의 승률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SK는 LG에 발목을 잡히며 5할8푼1리(36승22패4무)로 2위로 확실하게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3위 KIA(33승 25패 3무, 0.541)와 4위 삼성(28승 33패, 0.459)으로 크게 분리됐던 프로야구 판도에 조금씩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SK가 최근 6경기에서 2승 4패로 부진한 동안 두산은 4연승 포함 5승 1패로 승승장구했다. SK는 오는 16일부터 상대전적에서 7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히어로즈와 3연전을 치른 후 19일부터 라이벌 두산과 맞닥뜨릴 예정이다. 따라서 SK로서는 히어로즈와의 대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두산전을 통해 다시 선두의 우위를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SK의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SK는 시즌이 시작된 후 내내 경기 후반 걸어잠그는 장치가 부실함을 드러내왔다. 15일 현재 3.66의 팀방어율은 KIA와 1, 2위를 다툴 정도다. 하지만 3.40의 선발 투수 방어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원 방어율이 4.09에 이른다. LG전에서도 봤듯 타력이 좋은 팀을 만나면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히어로즈는 최근 상승무드다. 최근 6경기에서 4승 2패를 달리는 중이고 순위도 5위로 성큼 뛰어올랐다. 팀방어율은 5.76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 하지만 팀타율은 LG(.290), 두산(.284)에 이은 3위(.281)다. 더구나 홈런공장으로 불리는 목동구장에서 3연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SK로서는 석연치 않다. 히어로즈가 이현승, 장원삼 두 명의 원투펀치를 롯데전에서 써먹었다는 점에서 다소 위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SK 역시 선발 로테이션 재정립 문제로 어수선하다. 채병룡이 선발로 복귀하는 대신 전병두가 불펜으로 돌아섰다. 김광현이 몸 컨디션 난조로 선발 로테이션이 밀렸고 고효준이 14일 잠실 LG전에 2이닝을 던졌다. 고효준이 다시 나올 수도 있지만 로테이션을 맞추기 위한 등판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송은범, 카도쿠라에 김광현의 투입시기가 언제가 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 베테랑을 비롯한 타자들의 잦은 부상 여파로 인해 타격감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투타가 균형을 잃고 있는 셈이다. 만약 SK가 3연전에서 히어로즈에 일방적으로 밀린다면 3강 5중 구도는 급격하게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히어로즈가 약진하는 대신 SK가 내려가게 된다. 따라서 SK로서는 히어로전 결과에 상관없이 두산과 KIA가 물고물리는 접전을 펼쳐주길 바랄 수 밖에 없다. 주말에 있을 SK와 두산 3연전은 올 시즌 전체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흥미를 모으기 시작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