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앙숙구도'가 인기를 얻고 있다. 굳이 가수 태진아-송대관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요즘 예능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구도는 앙숙구도다. 서로 치고 받는 앙상블을 이루며 보는 이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 15일 오전 방송된 KBS 2TV '여유만만'에서는 연예인들이 스스로 앞에서면 작아지는 자신의 '천적'에 대해 털어놓았다. 작곡가 주영훈은 자신의 천적으로 방송인 최화정을 꼽았다. 최화정과 함께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 주영훈은 "최화정은 무슨 말을 해도 나를 구박한다. 앞에만 서면 말을 잘 못하겠고 주눅이 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밝고 통통튀는 방송인 장영란 배우 정선경을 자신의 천적으로 꼽으며 "굉장히 친한데 자꾸 방송에서 이상한 말로 나를 민망하게 한다. '방구를 뿡뿡 끼면서 화장실 간다'는 등의 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다. 전혀 사실이 아닌 말도 정말 진짜처럼 말해 민망하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개그맨 염경환은 오랜 친구인 개그맨 지상렬과 김구라를 모두 서로 물리고 물리는 천적 관계라고 말했다. 엄경환은 이날 방송에서 "한 번은 김구라가 지상렬이 싸우는데 도망간 적이 있다. 친구를 버리고 왜 그랬냐고 물으니 '다음 번에 혼내줄라고 그랬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더라"고 역시 천적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신현준과 정준호도 예능프로그램에 게스트로 함께 출연하면 앙숙으로 활약하며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낸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은 멤버들 희철, 이특, 은혁, 동해를 모두 천적이라고 말하며 "내가 입만 벙긋하면 그 분들이 다 죽고, 역시 그 분들이 벙긋하면 나는 죽는다. 우리는 서로 끌어주는 라이벌이다"고 말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으로 맹활약중인 개그맨 이경규는 후배 개그맨 김국진을 자신의 천적으로 꼽는다. 독불장군으로 유명한 이경규는 하지만 "김국진 앞에서면 작아진다"고, 김국진은 "이경규가 화낼 때 가장 귀엽다"는 의외의 발언을 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 강호동은 은지원과 암묵적으로 천적 구도를 이룬다. 카리스마 강호동이 당당히 할 말 다하는 은지원 앞에서는 막힐 때도 있는 것. 은지원은 "강호동은 센 사람이고 그 앞에서면 긴장을 한다"고 말하면서도 방송에서 "우리를 무식하게 몰고가지 말라"며 강하게 항변하며 강호동을 제압하기도 한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분장실의 강선생님'도 앙숙구도를 극대화 시킨 코너다. 특히 여자들의 앙숙구도란 점에서 더욱 차별성을 지니며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런 앙숙구도에 대해 "방송, 연예계는 혼자 가기에는 너무나 힘이 든다. 묻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특히 예능에서는 서로 받쳐주고 건네주는 관계가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의외의 관계에서 더욱 그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nyc@osen.co.kr
